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83) - 대학은 왜 탐구활동을 중시할까? (3)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7.04 09:31 | 최종 수정 2023.01.13 12:38 의견 0

기존의 지식과 기능 및 태도를 익히는 것을 바탕으로 탐구활동을 해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학습은 내면화됩니다. 수능 공부는 휘발성 지식만 외우는 거라고 하는 이유는 지식이 내면화되지 않아 시험 본 다음날이면 모든 지식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탐구활동을 하는 동안 과거에 배운 지식들을 활용하는 기회를 가져야 지식이 내면화 되는데, 수능 공부는 단순 암기 또는 문제 풀이로 완성되기 때문이죠.


탐구활동 보고서 쓰기

학자들은 궁금한 사항을 바탕으로 실험을 하여 논문을 씁니다. 예를 들면 어떤 언론학자는 ‘인터넷 댓글 중 부정적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읽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와 같은 주제로 연구를 했습니다. 결과가 뻔할 것 같아도, 실험을 통해 증명을 하는 과정이 있어야 가설은 정설로 확립됩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의 학습은 탐구활동을 중시하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진학한 학생들은 탐구활동을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했다는 탐구활동 주제를 보면 진학한 모집단위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은 늘 시간이 부족하므로 기왕 탐구를 하려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하게 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진학한 학과와 관련을 맺게 됩니다. 학종은 적성 및 진로희망에 따라 진학하는 전형이므로 더욱 관심분야와 지원 모집단위의 관련성이 높습니다. 국문과 학생은 수학 시간에 한글자판과 이용 빈도의 관련성을 탐구했다고 하며, 융합학부 학생은 생명과학 시간에 인슐린 농도를 낮춰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방법을 탐구했다고 합니다.

교과서에는 학습활동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 활동을 기본으로 좀 더 깊은 주제로 탐구활동을 해보면 자기주도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대학은 이런 학습경험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려고 합니다. 교과서 학습활동만 하면 조금 부족합니다. 물론 교과서 학습활동을 착실히 해야 하지만 선생님과 수행평가를 기회로 탐구활동을 심화하고 스스로 관심 분야의 주제를 선택하여 탐구활동을 하기를 바랍니다. 자신만의 주제를 찾아 탐구활동을 해보라는 이유는 여러분이 가고 싶은 대학이 경쟁이 심한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탐구활동은 몇 단계를 거쳐 완성됩니다.

첫 단계로 주제를 선정합니다. 교과서를 받았을 때 차례를 보면서 관심 있는 주제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평소 자신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을 적어두었다면 그 메모와 교과서 차례를 비교해 가면서 주제를 정할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아이디어 만들기입니다. 관련 주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적어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해왔던 생각그물 만들기를 활용하여 생각을 쏟아내 보아야 합니다.

3단계는 자료 검색과 수집 단계입니다. 논문자료를 검색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관련 주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서적을 알게 된다면 도서관에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검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탐구보고서를 써보려는 주제가 과거에 연구가 된 것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4단계는 개요를 작성하는 단계입니다. 탐구를 위해 수집한 모든 자료를 논리 순서에 띠라 배열해서 글의 개요를 만듭니다. 개요 작성 방법은 국어 수업시간에 배우게 되는데 그 때 잘 익혀두어야 합니다.

5단계는 글을 쓰는 단계입니다. 글은 문어체로 써야 합니다. 다른 논문의 연구 요약, 단행본의 서문 등을 필사해 보면 문어체 글을 빠르게 익힐 수 있습니다. 문장을 쓸 때는 주어와 서술어를 정하고 그 사이에 정보를 넣는 훈련을 하면 글을 유창하게 쓸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퇴고 단계입니다. 검토와 수정 단계를 꼼꼼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논리적 결함이나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지, 참고문헌은 제대로 제시했는지, 비문과 오타는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내용이 훌륭해도 마지막 단계에서 해야 할 검토가 되지 않았을 때 빈틈이 발견되면 평가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습니다.

모든 인용 자료는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그러기위해 각주 다는 법을 익혀 두어야 합니다. 또한 참고문헌도 정리해서 밝혀야 합니다. 참고문헌 정리해서 제시하는 방법도 익혀 두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 자료를 찾아보아도 좋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기본을 가르쳐 줍니다. 그 때 잘 이해하고 익숙하게 쓸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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