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77) - 세특을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원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5.07 14:01 | 최종 수정 2024.05.08 09:55 의견 0

세특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줄임말로, 학생부에 포함된 항목 중 하나입니다. 세특은 선생님이 학생의 학업 상황을 관찰하고 평가해서 작성하는 것이므로 학생·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잘 받고 싶지만 선생님이 잘 써주실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세특 작성 꿀팁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만 세특이란 학생이 학습한 결과이기 때문에 별다른 꿀팁이 있을 리 없습니다. 입시 관련 잡지에 나오는 합격생의 세특 사례를 보아도 별로 특별해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세특에는 대단한 무엇이 담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세특에 진로 관련 내용이 많다면 유리할까요?

A. 학생이 진로로 설정한 분야에 대하여 각 과목 시간에 조사 발표를 했다는 기록이 많다면 정작 해당 과목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알 수 없으므로 그 과목을 잘 배웠다고 평가할 수가 없습니다.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이 문학 시간에 파킨슨 질환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조사 발표했다고 세특에 기록되어 있다면 이 학생은 문학 수업에서 어떤 것을 배워서 어떤 역량을 기르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좋은 평가 점수를 매길 수 없겠죠.


Q. 세특에 탐구활동을 한 기록이 많다면 유리할까요?

A. 당연히 학생은 탐구를 중심으로 학습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제대로 학습했다고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학습은 각 과목에서 개념과 원리, 교과 지식을 배운 뒤, 그 지식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하는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탐구를 잘 했다고 세특에 기재되어 있는데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경우는 정말 탐구활동을 깊이 있게 했는지 의문이 들 겁니다. 이런 경우 면접을 보게되면 자신이 한 것도 모르는 경우도 있고, 실제 탐구활동이 수박 겉 핥기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과목에서 과목의 학습 목표와 부합하는 탐구활동을 성실히 하고 발표도 잘하고 성찰도 해야 합니다. 특히 과목의 학습 목표에 맞는 탐구활동을 해야 합니다.


Q. 탐구에 독서 기록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할까요?

A. 각 과목의 학습 목표에 관련된 학습을 하는 사이 추가로 독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독서는 학습 경험을 확장시켜 줍니다. 더구나 문해력이 낮아 대학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독서는 분명 매력적인 활동입니다. 그런데 각 교과에서는 교과대로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각 단웝별로 학습 목표가 있고, 학습목표들이 모여 한 학기 동안 학생이 배워야 할 교과 지식과 길러야 할 학습 역량이 있습니다. 세특에는 이런 교과 관련 진술과 독서 기록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세특이 독서 기록으로 꽉 차면 교과 학습에서 어떤 역량이 길러졌는지 평가 받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세특이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판별하나요?

A. 세특은 학생이 학습활동을 한 결과인데, 대부분 교과 지식과 개념·원리를 배우고 탐구활동을 하므로 유사한 내용이 담깁니다. 그렇더라도 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학습하는 내용에 대해 의문을 갖거나 탐구활동을 한 기록은 학생만의 것으로 다르게 기록됩니다. 더구나 세특과 성적을 연결해서 보면 세특 기록의 진위나 학습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세특 기록으로 보면 우등생이어야 하는데 성적은 그렇지 못하다면 사정관은 세특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다른 과목에서는 어떤지 등을 깊이 분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특을 잘 받으려면 공부를 깊이 해야 합니다. 대학에서는 학생이 고등학교 시절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보고 싶어 합니다. 거기에 독서 활동이 추가되면 좋겠죠. 세특이란 학생이 학습한 결과가 기록된 것이므로 딱히 학습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세특만 잘 받는 방법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유리한지에 관심을 갖기보다 교과 공부를 충실히 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자기만의 공부를 하게 되고 좋은 세특을 갖게 됩니다.

저작권자 ⓒ 동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