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75) - 고등학교 1학년인데 학교 자퇴하고 집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검정고시로 대학은 어떻게 가나요?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4.22 09:30 의견 0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므로 학교를 자퇴하고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의무교육 기간이라도 학교를 가지 않고 홈스쿨링을 할 수는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 관계 기관에서 확인을 합니다. 어떤 나라는 홈스클링을 할 수 없고, 어떤 나라는 자유롭게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홈스쿨링을 할 수도 있는 정도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간 정도의 자유가 있는 셈입니다.


홈스쿨링을 하게 되면 매일이 방학과 같습니다. 학생이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부모가 아이의 선생님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공부는 인강 등으로 할 수 있지만 생활지도를 해야 하죠. 그런데 웬만한 인내심을 갖고서는 아이를 지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학생도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소속감이 없어지면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결국 학원에 등록하고 학원에 의지하게 됩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았으면 검정고시를 보고 학력을 인정받게 됩니다. 학력을 인정 받았을 뿐이지 검정고시 성적이 좋다고 대학이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검정고시를 본 학생들은 정시 수능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합니다. 정시에도 서울대처럼 교과평가를 하면 학생부 대체서식에 공부한 내용을 기록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서울대는 교육과정에 있는 10개 과목까지 기재해서 제출할 수 있는데, 기재 내용을 증명하는 기관도 기재해야 하므로 집에서 혼자 공부했다면 공부한 내용을 기재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수능 100% 전형에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시에서도 역시 학생부 대체서식을 제출합니다. 양식은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 탑재되어 있거나 수시 모집요강에 실려 있습니다. 교과성적이 없으니 학생부교과전형은 지원하지 못 하고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가 없어진 2024년 대입부터는 오로지 학생부 대체서식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평가받습니다. 결국 평가받을 내용이 별로 없어서 합격이 어렵습니다.

각 대학에서 발표한 합격자 현황에는 수시 모집에서도 검정고시 출신도 꽤 많이 합격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지만, 검정고시 출신으로 수시에 합격하는 학생들 중에는 비인가 대안학교나 비인가 국제학교를 다녀서 학교생활기록부는 있는데 검정고시를 보아야 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그 학생들은 학생부가 없는 것은 아닌데 비인가학교를 다녔기에 검정고시를 본 겁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 과목만 공부하면 시간도 넉넉하고 공부도 잘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 시험을 망쳐서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 과목만 공부해서 대학에 가겠다고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두 주 정도가 지났는데 생각처럼 공부는 되지 않고 마음만 불안해져서 학교 그만둔 일을 후회한다고 했습니다. 그만두기 전에 숙려기간이 있었지만 그때는 의지가 굳건했었답니다. 그래서 아직은 수업일수로 보면 다시 다녀도 되는 기간이니 학교에 찾아가서 다시 다니게 해달라고 애원해 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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