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86) - 2024년 6월 모평 분석자료를 보니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원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7.08 09:00 | 최종 수정 2024.07.08 11:42 의견 0


이달 초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가 발표됐다. 영어영역 1등급이 1.47%에 불과하다고 밝혀져서 수시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학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실제 시험은 이보다는 예측 가능하게 출제할 것으로 기대지만 마음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실제 시험이 쉬울 거라고 예상하고 그 수준으로 대비했다가 그보다 조금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되면 낭패를 본다. 이런 현상은 출제자와 수험생 간의 전략 싸움으로 비친다. 수험생이 시험이 어려울 것에 대비하고 출제기관은 너무 어려워서 불능이라고 비난받을까 봐 조금 쉽게 내면 물수능으로 결과가 나오게 된다.

▲영어 영역 등급 비율

표를 보면 2022, 2023 수능에 비해 2024 수능과 6월 모평은 등급 맞기가 어려웠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출제 기관이 실제 2025 시험에는 쉽게 출제하겠다고 해도 어려운 문제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면 2024 수능처럼 원하는 등급보다 한 등급 낮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원하는 등급을 맞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영어 공부에 시간 안배를 해야 하게 생겼다. 수능 최저등급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의 영어 등급 목표가 1등급이거나 2등급 정도인데 2등급 누계가 9.47%에 불과하면 대학은 합격생을 구하지 못하게 되고 학생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전체 응시생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때에 비해 약 1만명 정도 늘었는데, 재학생이 늘었고 졸업생 및 검정고시생은 비숫했다. 졸업생 및 검정고시생 규모는 9월에 더 늘고 실제 수능에서 크게 는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 N수생이 늘어나게 된다는 예상의 결과는 실제 수능 이후에나 분석될 것이다. 한편 최상위권이 늘어 수능 최저 맞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재학생 집단이 큰 모의고사와 연합학력평가 때보다 실제 수능에서 등급이 안 나올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회탐구 응시자 중 미적분 선택자는 지난해 수능 때 17,494명에서 이번 모평에서는 26,960명으로 늘었다. 학교 수업에서도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과거에 비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미적분 과목은 이 공부가 필요한 분야에 진학하려면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와 과학을 1과목씩 선택한 수험생은 지난 수능에서는 15,714명이었고, 이 중 6,761명이 미적분을 선택했었다. 이번 모평에서는 34,258명이 사회와 과학을 1 과목씩 선택했고 그 중 미적분 응시자가 21,830명인 것으로 보면 과탐 2과목을 선택할 학생 중에서 1과목을 사탐으로 선택한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이 학생들 중 상당수는 2, 3등급을 맞는 학생들이라고 가채점 분석을 통해 예측했었다. 그런데 이번 시험에서 사회와 과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을 비교해 보면 사회탐구 과목이 쉽지만은 않아 보여 수험생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수학 영역도 어려워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가 148점, 수학이 152점이다. 2등급 구분 점수는 국어 125점, 수학 126점으로 2등급을 맞기 위해서는 각각 23점과 26점의 여유가 있어서 넉넉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험이 어려우면 동점자가 적어 누적비로 보면 2등급 안에 들기는 더 어려우니, 수시 최저가 필요한 수험생이라면 몇 문항 더 틀려도 된다는 안도감을 갖기보다는 수능 공부를 꼼꼼히 해야 하게 생겼다.

이래저래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은 수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보니 수능의 힘을 약화하거나 입시를 학년말로 미루거나 하지 못할 바에야 3학년 2학기는 자율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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