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학생 희망직업 조사 발표①에 의하면 교사, 의사, 간호사, 운동선수 등 상위 순위의 직업은 여전히 선호하는 직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초・중학교 때 의사를 희망했던 학생 비율이 고등학교에서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진학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택이 아니겠는가하는 추측을 합니다. 대신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집니다. 초중고에서 진로 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대부분 알려진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희망 직업 상위 10개(2023)

그런데 우리 아이가 교사를 직업으로 선택했다고 하면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나요? 이런 면에서 보면 교사를 직업으로 택하는 것만으로는 진로 목표를 세웠다고 말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구과학 교사가 되겠다.’와 같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진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경로를 찾을 수 있고 배워야 할 과목도 정할 수 있습니다. 즉 교사가 되겠다고 한 학생은 아직은 진로를 정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하지 않고 일단 대학에 가고 본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이렇게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게 되면 '대2병'을 겪게 됩니다. 대학생에게 '대2병'은 심각한 고통을 줍니다. 대학생의 70% 정도가 '대2병'을 겪었다는 설문조사도 있었습니다. '대2병'은 대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미래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인데요, 진로를 정하고 대학에 가면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됩니다.

가고 싶은 대학에서 관심 있는 학과를 찾아보고 학과 소개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서울대에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서울대 홈페이지에서 학과를 찾아보고 학과 안내를 읽어봅시다. 화학에 관심을 가진 학생이라면 자연과학대학의 화학부, 공대의 화학생물공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응용생물화학부, 사범대의 화학교육과와 약학대학의 약학과 또는 제약학과, 첨단융합학부의 혁신신약전공 등의 안내를 찾아볼 겁니다. 혁신신약전공을 찾아보면 ‘1. 신약개발을 위한 필수 역량 학습: 생화학, 유기화학을 포함하는 신약 개발 관련 전문교과 과정 진입을 위한 필수 역량 제공’과 ‘2. 초학제적 융합교육: 첨단화학생물기반 신약개발, 바이오의약기술 탐구, 바이오-디지털 융복합 연구 등 혁신신약 전 분야에 관한 통합적 이해 제고’ 등의 설명을 읽을 수 있고 이 학과에서 공부하려면 화학뿐 아니라 생물학과 디지털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구권과의 무역에 관심을 둔 학생이 건국대에서 관련 학과를 보니 글로벌비즈니스 이름을 보고 이 학과에 진학하기로 하면 실제 입학한 뒤에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방황하게 될 겁니다. 학과 안내를 보면 ‘글로벌비즈니스학과는 21세기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의 통상 및 비즈니스에 특성화된 학과이다. 본 학과는 영어 및 중국어 그리고 실무능력까지 갖춘 통섭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며, 글로벌 명문대인 중국 남경대와 2+2 복수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학과 이름에 글로벌이 있다고해도 원하는 분야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과 설명뿐 아니라 1, 2학년에서 배우는 교육과정도 살펴보면 원하는 과목을 배울 수 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건국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에서는 1학년 때 한중소비자와 시장경제, 중국경제개활, 중국학개론, 한중마켓의 이해, 중국기업제도의 이해 등 대부분 과목이 중국 경제를 이해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과 설명을 보니 관심 분야와 관계되는 공부를 하는 학과가 맞다면 교수님의 연구 분야도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이 학과의 박 모 교수님은 ‘텍스트마이닝과 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중국 탄소중립 정책연구’라는 논문을 쓰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해서 진로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각주 ◆◆◆

① 교육부. 보도자료. 2023년 학생 희망직업 조사 결과 발표(2023.11.24.)

동작경제신문 김창현 jebo@rmnews.co.kr 김창현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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