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60) - 2028 대입제도 개편안 확정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1.02 16:36 | 최종 수정 2024.01.02 17:05 의견 0


교육부는 2023년 12월 27일에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를 확정 발표했다. 지난 2023년 10월 10일, 교육부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한 뒤, 시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 보고하고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의견 수렴과 논의를 거쳐 2023년 12월 22일 권고안을 의결했다. 의결의 주요 내용은 “①수능 출제에서 ‘심화 수학’은 제외한다. ② 융합 선택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는 상대평가를 병기하지 않고 절대평가만 실시한다. ③ 그 외 사항은 교육부 원안을 유지한다”와 “수능 및 수시·정시 시기 조정 방안을 국가교육발전계획과 연계하여 향후 국교위와 교육부가 협의·검토하기로 하였다.”이다.

교육부는 시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유지하면서도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결 내용을 존중하여 시안 중 일부를 조정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확정안은 ‘2028 입시부터 국어·수학·사회·과학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 내신 5등급 체제’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안의 의도를 유지했다.

2028 대입은 2025학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치르게 될 입시이다. 내신 5등급제는 2025학년도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적용된다.

시안에는 2019년에 2024학년도까지 16개 대학이 정시 수능 전형으로 40% 이상 선발하고, 추천형 교과전형으로 10% 이상 선발하는 규제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 규제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주요 대학은 교과전형 10%, 종합전형 40%, 논술 및 특기자전형 10%, 정시전형 40%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게 된다.

내신 5등급제가 되면 교과전형으로 선발하기가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전국적으로 1.0을 맞는 전과목 1등급인 학생수가 40만 고3 학생의 4% 정도인 16,000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하는바, 이 학생들은 모두 동점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정량 성적만으로 선발하기 어려우므로 종합전형 방식의 교과평가를 부가할 가능성이 있다. 논술을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출제 관리뿐 아니라 채점 관리도 어렵기 때문이다. 면접도 경쟁률이 높아지면 대상자가 많아지므로 쉽지 않다. 평점 1.0이 넘는 학생부터는 1.01, 1.02와 같은 줄이 만들어지므로 동점자 처리 규정과 함께 운영하면 선발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1.0인 학생만의 문제라고 한다면 모집단위 중 1.0인 학생이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집단위만 교과전형을 유지할 수도 있다. 한편 모든 모집단위를 자유전공 방식으로 대계열이나 무계열로 선발하도록 유도하는 교육부 정책의 영향으로 일부 모집단위에서 교과 전형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의약학계열은 교과전형을 하지 않는다.’와 같은 방식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수능 등급으로 동점자 처리 규정을 둘 수 있다. 현재는 수능 최저 등급으로만 사용하고 있지만, 교과전형의 경우 동점자는 수능 등급이 좋은 학생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다. 등급은 사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수시에서 수능 점수로 전형하게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점수를 허용하면 학생부 중심 전형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종합전형은 가장 많은 재학생이 선발되는 전형이다. 종합전형은 현재와 같이 운영된다. 어떤 과목을 선택해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학습했는지와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어떤 역량을 길렀는지를 평가해서 선발하는 전형이다. 이 전형은 5등급제라 상대평가 등급이 없는 제도에서도 운영할 수 있으므로 내신 5등급제가 된다고 하여도 운영이 가능하다.

종합전형에서 평가 자료가 너무 적어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으므로 자기소개서는 받도록 조치해 달라는 요구, 학생부 기록에서 독서 상황 같은 일부 내용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 등이 반영될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교과전형이든 종합전형이든 학교 성적은 잘 받아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교과전형에 비해 종합전형은 숫자의 의미가 덜 중요하다는 것이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지식 암기 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사고력·문제해결력 등 미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겠다고 하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교과 지식과 개념·원리를 배웠으면 설명해 보는 연습을 하고, 공책에 적어 두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정답을 구하는 공부가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만들고 과정을 중시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텍스트를 분석적으로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자신만의 의견을 만드는 과정을 배우는 논술 과목을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논술 공부는 교육과정상의 논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로 입시논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수학·과학 과목 공부도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적어내는 방식으로 공부해야 한다.

논·서술형 평가를 하게 되면 답을 쓸 때 채점관이 알아볼 수 있도록 손글씨를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학생이 사용하는 어휘와 문장의 완결성 등이 지적 역량을 나타내므로 개념어·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해야 하며, 글을 유창하게 쓸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과목 선택은 여전히 중요하다. 과목을 선택할 때 사회, 과학 융합선택과목 중심으로 선택해서 등급을 피한다고 대입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계에 따라 공부하지 않으면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정시는 수능으로 운영된다. 수능은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으므로 역시 1차로는 수능을 잘 봐야 하고, 서울대처럼 교과평가를 하는 대학이 늘어난다면 학교 공부도 충실히 해두어야 한다.

수능 영어는 2024 거의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라고 공부를 게을리하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2024 수능 영어에서 1등급이 5%도 안 된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수능 수학은 대수와 미적이다. 현재 수Ⅰ은 대수, 수Ⅱ는 미적Ⅰ이므로 바뀌는 수능은 현재 공통과목으로 범위가 좁혀진다. 공통과목에서도 충분히 변별 기능을 하는 문제를 출제할 수 있으므로 수학 공부도 무시하면 안 된다. 오히려 대수와 미적1에서 변별을 위한 어려운 문제가 있을 것이니 공부 수준을 정해야 한다. 결국은 현행 심화 학습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심화수학은 안 보기로 하였지만, 미적Ⅱ와 기하가 수능 과목 아니어도 학교 공부는 잘해 두어야 한다. 이 과목을 수능에서 배제하면 대학은 최소한 미적Ⅱ와 기하를 배우고 입학해야 하는 모집단위에 한해서라도 교과 평가를 할 것이다. 정시에 미적Ⅱ와 기하 논술을 보거나 면접을 보기는 어렵다. 현재 미적Ⅱ와 기하를 대강 알거나 잘 모르고 진학하는 학생이 대부분인 대학은 대수와 미적만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대학은 미적Ⅱ나 기하 과목 이수 상항에 대한 학생부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수능 국어에 언어가 들어가니 중학교 때 문법 공부 단원을 잘 이해하고 기억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이외의 사항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2024 수능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 국어였다는 점을, 만점자가 가정 적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통합사회, 통합과학은 2024년 하반기에 나올 예시문항을 기다려야 한다. 단 중학교 수준에서 공부는 빈틈없이 해두어야 한다. 이해하고 기억하고 문제도 풀고, 탐구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특히 과학 공부를 잘 해 두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화학 물리학에서 잘 이해해야 할 것은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외워야 할 것은 몇 년 이상 기억에 남도록 분명히 외워두어야 한다.

2019에 교육부가 정한 교과 추천전형 10% 이상, 정시 40% 이상 선발은 유지한다고 시안 때 발표되었는데, 2024 상반기에 대입전형 운영 협의회를 두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며, 국가교육위원회의 국가교육발전계획(2026~2035) 수립 과정 중 대학입시제도 논의 시 교육부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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