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ROTC 창설 60주년에 부쳐

김창현 편집국장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06.03 14:40 | 최종 수정 2021.06.03 17:58 의견 0

폐교하는 학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학생수 부족이 아닐까? 아무리 주변환경이 좋고 시설이 좋아도 입학할 학생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반대로 폐교 의 위기에 있어도 의지 있는 동문들이 주소지를 이전하고 자녀를 입학시키는 등 협력하면 폐교 위기를 넘길 수도 있다.

ROTC가 창설 60주년을 맞이 했다고 한다. 000전우회, 00교우회, 00향우회 못지않게 나름 결속력이 있는 단체지만 갈수록 지원율이 떨어져 고심하고 있다.

1968년 병사들 복무기간이 36개월 일때 28개월로 장점이 되었던 복무기간이 현재는 병사들 18개월로 단축되는 동안 ROTC는 여전히 변동이 없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전역시 누렸던, 장교출신 우대 등 각종 혜택도 평등이라는 이름하에 사라진지 오래다. 실리적으로 따쳐서 지금 시대에 ROTC를 지원하는것이 합리적인 선택인가?

보통 대학은 4년만에 졸업을 한다. 하지만 의과대학 등 일부 특수한 대학은 2년 더 공부를 하고 6년만에 졸업을 한다. 산술적으로 보면 2년 더 공부해야하는 의대는 지원율이 떨어져야 하는것 아닌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졸업후의 진로나 생활이 긍정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지금의 ROTC는 어떠한가? 병사들 보다 10개월을 더 국가에 봉사하고 전역하여 그들이 얻는 직업은 대부분 취준생, 냉담하게 말하면 실직이다. 이런 상황에서 복무기간을 24개월로 줄여서 10개월이 아닌 6개월만 더 봉사하면 된다고 해서 지원율이 높아질까? 아니 복무기간을 똑같이 18개월로 하면 지원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날까?

필자의 생각은 '아니올시다' 이다. 먼저 왜 복무기간이 문제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10개월 더하고 6개월 더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전역후 내 모습이 비관적이기 때문에 지원율이 떨어지는것 아닌가? 2년을 더 공부해도 지원율이 높은 의대처럼 10개월을 더 복무해도 나의 미래가 긍정적으로 그려진다면 지원율이 떨어질까?

그러려면 ROTC에 국한하지 말고 넓고,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구호처럼 남자라면 '어차피 가야하는 군대 ROTC(장교)로 가자'라는 마음이 들게 해야한다. 국가에 봉사, 장교로서의 자긍심, 이러한 것들 만으로는 메리트가 없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취업 가산점은 아니더라도 복무기간 만큼은 호봉 합산이라던가, 의무 고용이라던가...

이럴경우 평등과 차별이 문제가 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잘났어도 둘째로 태어났다면 둘째인것이다. 첫째가 될 수없다. 마찬가지로 나라를 위해 봉사했다면 그만큼 예우를 해주면 되는것이다. 지금은 여성들에게도 문호가 모두 개방되었다. 내가 혜택이 필요하고 예우를 받고 싶다면 지원해서 복무하면 될것 아닌가? 

37.3:1의 경쟁율을 뚥고 외교관이 되었지만 아덴만 작전을 보고 감명받아 해군장교로 전직(?)한 최00중위처럼 감동과 비전을 제시하면 될것이다. 며칠전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용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하는 기념사진을 보았다. 자의든 타의든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예우를 받는 대한민국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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