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0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미래형 대입제도에 대하여 2033년과 2040년을 기준으로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개편의 주체가 될 수는 없지만 대입제도 개편 제안이 제안으로 그치는 일에 불과하다고 폄훼할 수는 없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라는 무게감 있는 기관이 공적으로 제안한 사안이므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안인지와 제안한 내용대로 정책에 반영될 것인지가 관심거리로 화자되고 있다.
대입제도 개선은 대입제도의 주요 사항을 중심으로 제안되었다. 즉, 대입제도는 전형요소 관련 사항과 대학이 전형요소를 사용하는 방식, 수시와 정시의 통합 등이 주요 이슈이므로 제안이 이 이슈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전형요소에 관해서 보면, 현재는 수능, 논술, 학생부가 주요 전형 요소이고 면접이 보조적 전형요소이다. 대학이 전형요소를 사용하는 방식의 첫째는 학생부를 전형요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중에서 학생부 교과전형은 학생부 기록 중 숫자로 된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교과 이수 평가를 더하기도 하는데 교육부가 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 반영을 막지 않고 있다. 종합전형은 정성평가가 중심이다. 등급평균이 얼마인지는 이 전형에서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는다. 숫자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교사의 글이 평가 요소가 된다. 학생부 위주 전형은 주로 수시 전형인데 수능으로 최저 학력 기준을 두기도 한다.
논술은 대학이 출제하는 문제로 시험을 보고 그 성적으로 사정하는 전형이다.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모집 정원의 10% 이내의 학생을 선발한다. 국가 차원에서 논술고사는 가급적 치르지 말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는 서술형 문제에 대한 학생의 답을 평가하는 기준을 대학이 세우고 채점해서 결과를 내는데, 불합격한 지원자가 이의를 제기한 경우는 별로 없다. (한편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고사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되어 문제가 유출되었다는 의혹이 있었다. 이 사건은 관리상의 문제로 채점의 공정성이나 타당성 문제는 아니다.)
수능은 주로 정시 선발에 사용하는 전형요소이다. 그런데 수능만으로 전형하기도 하지만 학생부를 반영하기도 한다. 면접을 추가할 수도 있다.
서울교육청이 우선 개선하자는 안은 2033 대입이다. 2033 대입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 해당한다. 주요 내용은 2033 대입에서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 성적으로 반영하자는 주장이다. 우선 수능을 절대평가 5등급제로 개편하게 되면 정시 전형은 어려워질 것이고, 5등급제에서 수능으로 최저 학력 기준을 반영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정시는 5등급제 등급만 제공된다면 단독으로는 전형요소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수시에서도 5등급제에서 등급별 학생 비율이 예측 가능하지 않으므로 최소 학력 기준을 정할 수 없을 것이다.
수능만으로 정시에 선발하는 현재의 방식을 바꾸면 수시와 정시 통합 운영이 된다. 수능 전형을 못 하는데 굳이 정시를 둘 필요가 없어진다. 개선안에서는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여 학생부 중심 전형 중심으로 하자고 했다. 수시 정시를 통합하면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전형을 시작할 수 있어, 현재 3학년 2학기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는 더 깊이 공부해야 할 시기이지만 수능 준비 때문에 공부다운 공부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학교 성적은 현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사회와 과학 융합선택과목만 절대평가를 하고 나머지 모든 과목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성적을 병기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점수 따기 쉬운 과목 중심으로 선택하거나, 학생수가 많은 학교를 선호한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런 선택이 학생부 위주 전형이라고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개선안에서는 진로・융합과목 상대평가는 즉각 폐기하고, 2030학년도 고1학생부터는 절대평가만 적용해서 2033 대입은 내신 완전 절대평가 성적으로 사정하자는 주장이다. 여기에 2030학년도 이후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여 모든 교과가 50% 이상 반영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 서・논술형 평가에는 AI 자동채점 모델을 개발하고, 모든 고교교사 대상 서・논술형 평가 연수를 실시하고, 전문 채점관을 양성하는 등 평가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하자고 했다.
예비 6학년이라 불리는 현 초등학교 5학년의 학교생활과 학습 및 대입은 어떻게 달라질까? 서울교육청의 제안대로 된다면 이처럼 될 것이다.
1. 모든 과목 성적은 절대평가 성적으로 산출된다.
2. 학교 시험은 50% 이상은 서・논술형으로 출제된다. (총점에는 수행평가 성적이 포함될 것이다.)
3. 채점에 AI가 사용될 것이다.
4. 수능은 서・논술형이 강화되고 절대평가 5등급으로 성적이 나온다.
5. 수능 정시 전형은 없어지고 수시와 정시는 통합된다.
6. 과학고, 영재학교, 예술・체육계열 특목고 이외의 외고・국제고・자율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2030년 고1부터)
(다음 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