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 요소는 학생부, 논술, 수능이 있는데 그 중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평가는 정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종에서 대학이 한 평가의 결과를 두고 수능보다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은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 또한 학종의 취지와 선발 방식은 사회에서 자기 사람을 선발하는 시스템과 가장 유사하다. 점수 좋은 사람보다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몇 가지 점검 요소를 생각해 본다.
◆◆◆ 충분히 공부하기 ◆◆◆
지난 시대의 공부는 수능문제 풀고 오답노트 만들어 다음 시험에서는 틀리지 않게 연습을 하는 것을 의미했다. 아직도 대입제도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만만치 않아 문제 풀고 오답노트 만드는 일이 공부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코로나로 대표되는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보통의 하루를 살기 위해서라도 학업 역량은 있어야 한다. 학업역량이란 과거에 만들어진 지식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새날이 밝아오면 어제까지 쓸모 있던 지식과 기술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새로운 지식과 시스템을 배워야 하니 배울 수 있는 역량은 미래 개척까지도 아닌 생존에 꼭 필요한 역량으로 제시된다. 그런데 배울 수 있는 역량은 현재까지 밝혀진 개념과 원리, 교과지식을 잘 알고 기억하는 데서 출발한다. 바닥을 잘 다져야 기둥을 세울 수 있는 이치와 같다.
▶ 개념과 원리는 잘 아는가?
학교에서는 교과 학습이 주로 이루어진다. 교과 학습에서는 교과 지식을 배운다. 그 안에는 개념과 원리가 제시되어 있다. 이 개념과 원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정확하게 아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개념 노트를 쓰고, 친구를 가르치고, 칠판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모든 상황이 개념과 원리를 잘 안다는 증거로 남는다.
▶ 탐구활동을 하고 있나?
개념과 원리를 현실에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공부다. 드라마 속 우영우 변호사는 다른 법을 전공한 변호사와 판사, 검사도 생각해 내지 못한 해결 방안을 내놓는다. 이런 전문성을 적응적 전문성이라고 한다. 늘 보던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잘 진료하는 의사는 일상적 전문성을 가진 의사이다. 그런데 새로운 증세를 나타내는 환자를 진단해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의사는 배경지식 속에서 새로운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적응적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다. 이 시대는 이런 적응적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 학생은 교과서 학습활동, 수행과제, 스스로 궁금한 주제에 관한 탐구를 해보아야 한다. 이 중 자기주도적인 탐구는 스스로 주제를 정해서 탐구하는 활동이다.
▶ 탐구한 것을 표현하고 있나?
탐구활동을 마치고 나면 말로 발표하든지, 글로 발표하든지 발표에 이르러야 한다. 자신이 탐구한 내용을 조리있게 발표하는 능력이 새로운 가치를 전파하는 능력이고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다. 그뿐 아니라 발표를 통하여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게 된다. 고유를 통하여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내 발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같이 성장하려면 다른 발표자의 발표 내용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경청을 중시한다. 발표 내용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면 더 좋다.
나아가 토론 활동도 의미가 있다. 꼭 찬반토론이 아니어도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기 주장의 옳음 또는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 성찰하고 있나?
독서를 하면 독후감을 쓰듯이 탐구활동을 하고 나면 성찰록을 써야 한다. 성찰록은 입시에 실효 가치가 있다. 학생부에는 기재가 되지 않더라도 대학은 면접을 통하여 학생이 한 활동에 대하여 꼬치꼬치 묻는다. 이런 면접에 가기 전에 평소 성잘록을 써 두었다면 그 성찰록을 다시 한 번 읽어만 봐도 면접 준비가 된다.
성찰은 자신이 한 학습과 탐구활동의 준비, 과정, 결과 및 앞으로의 계획 등을 적어두는 일이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의문이 생겼거나, 탐구활동을 하고 나서 더 탐구해보고 싶은 주제가 떠올랐다면 반드시 적어둘 일이다.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궁금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이 없다면 대학에 진학할 가치는 어디에서 찾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