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전공도 경력도 없이 건설 분야에 뛰어든 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있다. 견적 비교 플랫폼으로 출발해, 10년 만에 연면적 수만 평 규모의 공장을 짓는 종합건설사로 성장시킨 배준성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건설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는 배 대표를 만났다.

Q. 처음부터 종합건설을 목표로 시작하신 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제이엔와이종합건설 배준성 대표

A. 네, 저는 은행원이 목표였습니다. 은행 떨어지고 요즘 말많은 H유통회사에 근무하다 재도전 했는데 또 떨어지고 보험영업을 하며 건설사를 도와주다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건설 견적 비교 플랫폼’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름도 한 번에 이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생소했죠. 그래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항상 말씀드리는게 “브랜드 이름은 신중하게 정하라”는 겁니다.


Q. 플랫폼에서 어떻게 종합건설사까지 확장하게 되셨나요?

A. 2015년, 와이프와 함께 전국의 시공사를 찾아다녔어요. 전화하고, 직접 찾아가고, 사진을 받아서 실적을 홈페이지에 올렸죠. 그렇게 ‘홈페이지에 홍보해서 공사를 따주겠다’ 하고 건설사들을 모집했어요. 하지만 건설을 몰랐기 때문에 문의 전화가 오면 떨려서 못 받았을 정도였습니다. 대신 상담 일지를 꼼꼼히 기록하고, 하나하나 부딪히며 배워나갔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니 저도 집을 지어본 사람처럼 상담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Q. 그렇게 해서 수주를 시작하신 건가요?

A. 네. 처음엔 수주만 하고 현장은 다른 회사에 뿌렸어요. 그러다 ‘차라리 내가 직접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현장을 맡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2년 배우고, 2018년 종합건설회사로 전환했어요. 마침 법도 바뀌어 신축을 하려면 종합건설 면허가 필요했거든요.


Q.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A. 첫 집은 과천에 지었던 주택이고, 가장 큰 규모는 계양 서운산단에 지은 3,200평짜리 공장이었습니다. 르노삼성 강서 서비스센터, 방배동 유통회사 사옥 등도 인상 깊고요.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운영과 책 출간, 교육사업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Q. 교육 사업까지?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시행착오를 정말 많이 겪었거든요. 상담을 직접 하고, 공사 날려가며 배운 경험들을 나누고 싶었어요. 지금은 유튜브 구독자도 3천 명 정도 됩니다. 건축주분들이 자발적으로 연차까지내면서 출연해서 후기를 남겨주시기도 해요. 그만큼 신뢰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준성 대표의 유튜브 채널 '짓는 남자' 캡처



Q. 사업 외적으로도 인상 깊은 가족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신혼 때 자본 없이 집을 샀던 기억이 있어요. 3억 9천짜리 2층 집을 2억 1천만 원 대출 받고, 1층과 지하의 전세 보증금으로 나머지 잔금을 맞췄습니다. 아버지의 채무까지 상환하면서 10억 넘게 갚았고요. 그렇게 힘들게 버텨서 10억대 아파트를 처음 제 이름으로 샀을 때의 그 감동은 말로 다 못 하죠. 요즘 청년들에게도 ‘무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Q.회사의 철학과 문화를 소개해주신다면요?

A. 저희는 단순히 건축을 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건축이라는 도구를 통해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그로 인해 사람의 삶을 바꾸는 ‘종합 솔루션 그룹’입니다. 지금까지 110채의 준공을 했지만 단 한 건의 소송도 없었어요. 끝난 후에도 건축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 한 채, 한 분을 진심으로 대하면 결국 도시에, 국가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우리는 최고가 되려는 게 아닙니다. 최고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죠. ‘아무도 못하는 걸 우리가 할 줄 알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고객의 감동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수치와 시각화를 통해 말뿐만이 아닌 공정하고 책임 있는 건축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집을 짓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이 행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