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208) - 초등학생 때 국어 문법 공부를 해야 하나요?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원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12.16 09:00 의견 0

2028 수능부터는 지정 과목을 시험본다. 국어는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과목이 범위에 해당된다. 여기서 언어는 문법 영역이다. 현재 수능은 언어와 매체 과목이 선택과목이라서 이 과목을 선택하지 않으면 언어를 시험 보지 않아도 되었지만 앞으로는 언어 즉 문법을 모든 학생이 응시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생 때부터 문법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나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문법 사항을 보면 초등학생 때부터 문법 지식을 배워야 할 필요는 없다. 초등학생 때는 문법 지식을 배우기보다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초등학교 때 주로 다루는 문법 영역에서 중요한 사항은 ▲1~2학년에서는 정확하게 발음하기, 문장 부호 알맞게 쓰기 ▲3~4학년에서는 국어 사전 활용하기, 높임 표현을 상황에 맞게 쓰기 ▲5~6학년에서는 문장 성분의 호응 관계가 올바른 문장 쓰기, 띄어쓰기 바르게 하기 등이다.

고3 겨울 입시를 앞두고 모의 면접으로 면접 연습을 하게 되는데, 이 학생들 중 일부는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않거나 말소리가 입안에서 맴도는 발음을 하여 발음부터 고쳐야 할 때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큰 소리로 정확하게 글을 소리내서 읽는 훈련, 발표할 때 또박또박 말하는 훈련을 했어야 하는데 20년 가까이 대충 말하면서 살았으니 잘 고쳐지지 않는다.

3~4학년에서는 ‘영수야, 선생님께서 탁구장으로 오라셔.’와 같은 높임법을 배운다. 그런데 집에서는 ‘아빠, 할아버지가 마당으로 오시래.’와 같이 말하면 ‘탁구장으로 오라셔’가 아니고 ‘오시래’가 맞다고 알게 된다.

5~6학년에서 배우는 문장 성분의 호응 관계가 올바른 문장 쓰기, 띄어쓰기 바르게 하기도 저학년 때부터 훈련을 해야 한다.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때도 주술 관계가 맞게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4학년 때 배우는 사전 활용하기는 종이 사전을 가지고 낱말의 정확한 뜻을 찾아보라는 것인데, 4학년 때 해당 단원을 배운 뒤부터는 지속적으로 사전 찾기를 실천해야 한다.

본격적인 문법 지식은 중학생 때 배운다. 중학교 3년 동안 국어의 음운 체계와 문자 체계, 단어의 짜임, 품사의 종류와 특성, 문장의 짜임과 표현 효과, 피동 표현과 인용 표현,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리 등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즉 중학교 1학년이 되어야 ‘우리말에는 체언 용언 등이 있는데, 체언에는 명사, 대명사, 수사가 있고, 수사는 사물의 수량이나 순서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지식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 문법 지식은 중학교 때 해당 단원을 배울 때 익혀두면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공통국어1, 2를 배우게 되는데 여기서 중학교 3년 동안 배운 문법 지식을 총정리한다. 고등학교 때는 성적이 바로 대입과 연결되므로 이때 해당 단원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중학교에서 문법을 배울 때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 이해 정도를 점검해 두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통국어 1, 2와 2, 3학년에서 배우는 ‘화법과 언어’ 과목에서 언어 부분을 다시 배우면 시험 대비에는 문제가 없다.

2025 수능에서 문법 문제로 출제된 문제를 보면 초등학생 때 문법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있는데,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표가 있다.

결론적으로 “초등학교 때는 또박또박 큰 소리로 말하기, 주술관계에 맞게 말하기, 모르는 어휘를 사전에서 찾아보기, 높임표현 등을 제대로 쓰기에 유의해서 말하고 글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문법 지식은 중학교 단계에서 잘 배워두어야 한다.” 정도를 실천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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