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205) - 독서에 대한 몇 가지 질문(2)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원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11.25 09:01 의견 0


지난 주에 이어진 질문들입니다.

Q4. 대학 입시에서도 독서가 중요한가요?

국가교육과정에서는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4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대학은 공부하는 곳이므로 국가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폭넓은 기초 능력을 바탕으로 진취적 발상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람’이 가장 영향력 있는 요소입니다. 그 다음이 ‘전인적 성장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자기주도적인 사람’입니다. 나머지 두 항목은 교양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이라는 요소이지만 이 요소만으로 대학 공부를 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두 요소가 갖추어지지 못하면 불합격 될 수 있지만 잘 갖추었다고 합격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그러고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업 역량이죠. 그런데 학업역량은 독서역량과 관련이 크기 때문에 독서가 입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긴 글에서 정보를 찾아내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독서역량을 중시합니다.


Q4-1. 그 평가에 있어 독서가 영향을 미치나요?

독서는 학업 역량의 기초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탐구 활동을 하였는데, 관련해서 이런 책을 읽었다는 기록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들 합니다. 실제 독서가 영향을 미칩니다.


Q4-2. 독서활동 기록이 제외되었는데, 그래도 독서활동이 필요한가요?

독서활동 기록이 제외되었어도 학생부 각 요소에 독서활동 상황이 기록되고 있는 점은 대입에서 독서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독서는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공부의 시작점이며,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해 주고, 나아가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 때문에 독서 상황 기록 여부와 무관하게 독서를 해야 합니다.


Q4-3. 입시에 도움이 되는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독서는 비타민 알약이 아니라 사과입니다. 독서를 하다보면 입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지 입시에 도움이 되는 독서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2, 3학년이라면 아무 책이나 읽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진로에 관련된 책이나 탐구 활동과 관련된 자료를 찾는 행위로서 독서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정도가 입시에 도움이 되는 독서라고 하겠죠.


Q5. 독서 습관은 어릴 때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줄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글자가 별로 없는 그림책 중심이므로 독서 교육을 별도로 하지 않습니다.
초3부터는 독서 교육을 하는데, 책 고르는 법, 독서활동, 독후활동을 가르칩니다. 이 과정을 따라가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좋은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4학년 때 ‘차례를 보고 책을 골라라, 사전을 찾으면서 책을 읽어라’를 가르치는데 평생 실천해야 합니다. 독후활동으로는 초3부터 ‘책 내용 간추리기, 생각 나누기, 정리하기’를 하라고 하는데 이후 10년간 이 활동을 해야 합니다.

각 학년이나 수준별로 다른 방법을 써야 합니다. 무리하면 질리니까요. 천천히, 즐겁게, 느리게 실천해야 합니다.

독서 방법으로는
소리 내서 읽기
손가락으로 줄 짚어가면서 읽기
얇은 책 여러 권 읽기에서 두껍고 어려운 책으로 이동하기
매일 일정한 시간 정해놓고 읽기
모르는 어휘 찾아 단어장에 정리하기
엮어 읽기
유사 주제의 책 읽기
독서 토론하기
독후감 쓰기
등을 염두에 두고 독서를 하면 됩니다.


Q6. 학습에 도움이 되는 독서는 어떤 독서인가요? 학습과 연결되는 독서를 하기 위해 전략이 필요한가요?

학습만화도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학습만화를 통해서도 넓은 지식을 앝게나마 얻을 수 있습니다. 단지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공부할 교재는 긴 글로 쓰인 책이고 참고할 논문도 긴 글이므로 긴 글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모든 글로 된 책 중 교과 지식과 관련된 내용의 책이 직접 학습에 도움이 되겠죠. 그렇지만 다양한 독서를 해서 그릇을 키워두면 모든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어떤 책이든 읽으면 머리에 남게 되고 필요할 때 꺼내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하라고 하는데, 엮어 읽기를 하고 비판적인 토론을 거친 뒤 독후감을 써두면 도움이 됩니다.

서울대는 웹진 아로리에서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내어야 한다는 말은 도대체 학생들이 무엇에 시간을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물론 ‘공부’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공부’라는 것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고 하였습니다. 공부는 독서로 하는 것인데, 공부하느라 책을 읽지 않는다면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말입니다. 학습에 도움이 되는 독서가 따로 있다기보다는 모든 독서가 학습이라고 해야 합니다.

저작권자 ⓒ 동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