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공자율선택 모집단위의 수시 학종 전형에 지원하려고 하는데, 진로 방향이 없어도 되나요?


A. 모든 모집단위의 평가 기준을 서울대라면 학업 역량, 학업 태도, 학업 외 소양 등 3 가지라고 발표했습니다. △학업 역량은 기초가 튼튼하고 학습한 개념과 원리를 확장하고 전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학업 태도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를 해 나가는지를 △학업 외 소양은 협력, 소통, 리더십, 나눔과 배려 등 사회성이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서울대의 자유전공학부도 그동안 학과 모집단위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해 왔습니다. 평가 기준에 진로를 명시하지 않아서 별도로 진로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학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기준이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을 중심으로 대동소이합니다. 서울대가 분류한 학업 역량과 학업 태도를 학업 역량으로 잡고, 학업 태도의 일부로 보는 진로 역량을 별도 기준으로 두었으며, 공동체 역량은 학업 외 소양과 같은 내용의 기준으로 보입니다. 간단히 풀면 우리 대학에 입학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기본은 갖추고 있는지, 전공 분야의 기초가 되는 과목은 학습을 잘했는지, 사회성이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전공자율선택 모집단위는 진로 분야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겠는가 하는 점이 핵심입니다. 경희대가 교사 컨퍼런스에서 밝힌 자료집에 따르면 일반학과의 평가 요소는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인데 자율전공학부의 모집단위는 학업 역량, 자기주도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제시했습니다. 진로 역량이냐, 자기주도 역량이냐가 차이점인 겁니다. 진로 역량은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 전공(계열) 관련 교과 성취도,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을 평가 항목이라고 했습니다. 자율전공학부의 자기주도 역량의 평가 항목은 자기주도 교과 이수 노력, 자기주도 관련 교과 성취도, 자기주도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이라고 제시했습니다.

건국대도 학과(학부) 모집단위는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경희대와 같은데, KU자유전공학부의 평가 요소는 학업 역량, 성장 역량, 공동체 역량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성장 역량의 평가 항목은 자기주도성,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경험의 다양성이라고 했습니다. 건국대의 경우를 보아도 학과(학부)모집단위에서는 진로 역량을 중시하는데, 자율전공은 입학 후 진로를 정하는 방식이니 진로를 중시하는 대신 자기주도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가지 차이에 대한 관점을 읽을 수 있는 자료가 동국대 학생부 위주전형 가이드북에 있습니다. 동국대의 열린전공학부는 학생부 교과전형이지만 정성적인 교과 이수 평가가 더 중요한 방식이므로 서류 평가 기준은 학종 평가와 같은 영향력이 있습니다. 동국대는 자료집에서 “열린전공학부로 입학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져 있는 진로가 아니라 본인의 관심사,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고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역량입니다.”라며 열린 전공 지원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제시했습니다.

즉 열린 전공 학부는 한 길로 전공을 정해서 과목을 선택해서 학습한 학생보다는 더 넓게 학습한 학생을 원한다는 말인데, 이 말을 자기주도 역량이라고 표현한 대학도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서울대가 자유전공학부에 지원하는 학생은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학생이라기보다는 전공하고 싶은 분야가 한 학과를 넘어서는 학생이라고 했다는데, 서울대의 말도 같은 의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