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77) - 학교생활기록부를 위하여(2)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5.23 15:41 | 최종 수정 2023.01.13 12:40 의견 0

대입에서 독서활동, 개인봉사활동, 수상경력, 자율동아리활동, 진로희망분야 등이 미반영된다는 말은 예를 들어 개인봉사활동은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록하지만 대학에는 전달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학생부는 대학에 텍스트 문서로 제공되는데 이 항목은 제외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교과 관련 부분 이외에 남는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입니다.


창체활동 기록을 관리해?

Q: 대입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창체 활동은 어떤 것일까요?

A: 답은 학교의 안내를 잘 듣고 이해해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대학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인간상과 대학의 인재상을 바탕으로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 밝힙니다. 고등학교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안내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입니다. 건국대 등 5개 대학의 보고서에 의하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서류평가를 할 때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을 보겠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보고 싶은 학업역량에는 탐구력이 있는데, 이는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이 하는 활동과 통합니다. 진로역량은 자주적인 사람과 관련됩니다.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노력하는 것이 진로역량의 핵심이니까요. 공동체역량은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과 통합니다. 그러니까 고등학교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인간상과 교육목표를 반영하여 교과 교육과정과 창체 활동을 편성·운영하게 되고 대학은 이 운영의 결과에 관심을 두고 평가합니다.

그중 우리는 창체의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하면 대학의 평가 기준에 적합할 것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그런데 대학의 평가 기준은 모두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충실하게 활동하면 대학의 평가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 자율활동
자율활동은 자치·적응활동과 창의주제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적응활동은 대입에서 평가 자료로 사용될 내용이 매우 적습니다. 자치활동은 학생이 학급회나 학생회 자치활동에서 존재감을 갖고 잘 참여하면서 생활했는지를 평가합니다. 학생회장이나 학급에서 부장을 맡아 활동한 것은 것, 소풍 가서 사회를 본 것 등은 학생의 존재감뿐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을 보여주는 사례가 됩니다. 대입에서는 공동체역량과 관련되죠. 또한 자치활동은 공동체의 문제를 협력적 사고를 통해 해결하는 활동입니다. 이러한 활동에 참여한 기록 역시 공동체역량에 해당합니다.

창의주제활동은 학업역량과 관계됩니다. 교과에서도 탐구활동을 하고 발표하는 것과 같이 진로활동 시간에 진로·진학과 관련된 분야의 주제 탐구를 수행할 수 있고, 이러한 내용은 학생부에 기재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자율활동 시간에 학생이 적절한 창의주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활동 결과를 학생부에 기재합니다. 학생은 학기 초에 이 안내를 잘 듣고 실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자율활동 기록에 창의주제활동을 한 결과 "게임화 이론을 이용한 교육혁신을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썼으며, 이를 바탕으로 '게임 교육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 진행함.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기획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음."과 같은 활동 기록이 남게 됩니다.

◆ 동아리활동
동아리는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로 구분됩니다. 정규동아리는 학교가 학교 계획에 의하여 동아리를 개설하고 학생이 그 안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형태를 말합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학생이 신청한 동아리에 담당교사를 배정하여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규동아리는 상설동아리, 일반동아리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상설동아리는 대체로 2, 3년 동안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이고 일반동아리는 매년 다양하게 하는 동아리입니다.

정규동아리 중 일부 동아리는 희망자가 몰려서 가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희망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모여 방과 후에 자율적으로 활동을 하고, 이것이 학교의 승인으로 이어지면 학생부에 간단하게 동아리 이름 정도가 기록이 되는데 이런 동아리를 자율동아리라고 합니다. 자율동아리는 정규 교육과정 외에 학생이 스스로 필요에 의해 만드는 동아리로, 희망하는 동아리에 가입하지 못한 경우나, 정규동아리의 성격과 다른 꼭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하나 정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부터는 자율동아리 관련 내용은 대학에 제공되지 않습니다.

동아리활동에서는 학생의 공동체역량을 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동아리활동은 모람(회원)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공동체역량에 해당하는 협업과 소통 능력, 나눔과 배려, 리더십을 볼 수 있습니다.

동아리활동에서는 예술·체육활동, 학술·문화활동, 실습노작활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동아리가 입시에 도움이 될까요? 교과학습에 결손이 있는 학생이라면 결손을 보완하는 동아리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기계공학과를 가려고 하는데, 물리학은 Ⅱ과목까지 잘 이수할 계획이지만, 화학Ⅱ는 사정상 이수하기 어려워 화학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그러나 화학Ⅱ를 공동교육과정 등에서 이수하는 것보다는 강도가 높게 평가되기는 어렵습니다. 동아리에서 학습한 것은 교과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것보다는 강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교과학습에 결손이 없다면 굳이 교과 학습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교과학습 결손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만의 세계를 넓히기 위한 동아리를 찾아 활동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대학에서는 판단합니다. 학생은 고등학교 생활에서 교과학습 이외에도 많은 배울 기회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영어회화반, 과학반, 수학반, 도서반, 편집반, 신문반, 방송반 등 입시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런 반에 들지 못했다고 서운해할 일은 아닙니다. 어떤 학생은 학업에 충실했지만, 지원 모집단위에 합격하기에는 조금 성적이 부족한 듯 보였는데, 3년간 중창반 활동을 열심히 한 것이 높게 평가되어 합격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이 바라는 학생상은 ‘공부할 때는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놀 때는 열심히 노는 학생’입니다.

봉사활동
봉사활동은 학교교육에 의해 실시한 봉사활동과 학생 개인계획에 의해 실시한 봉사활동 모두 학생부에 기록됩니다. 대입에는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교사가 지도한 실적만 반영됩니다. 학교가 계획해서 한 봉사활동으로는 학생 개인의 봉사정신과 자기주도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학생부의 특기사항을 기재하지 않으니 대학이 학생부에서 학생을 평가할 정보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은 배우는 것이 많은 활동이므로 대입의 반영 여부와 상관없이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진로활동
대학이 보고 싶은 진로 역량에는 교과 영역에 해당하는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와 그 과목의 성취도도 있지만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주로 진로활동 시간에 하게 됩니다. 교양 교과의 진로와 직업 시간에도 유사한 활동을 합니다.

대학이 보고 싶은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은 학생이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고민하고 지원한 학과에 대하여 ‘무엇을 공부하는 곳인지, 미래는 어떤지, 자신은 그 안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교수님들은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지원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학생은 이와 관련된 활동을 자기주도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진로와 관련한 독서를 할 수도 있고, 진로 관련 탐구활동을 한 뒤 기회가 될 때 발표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 따라 지원하는 전형이 아니고 진로 적성 따라 지원하는 전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대학이 진로활동을 왜 보고 싶어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학생부종합전형 초기 그러니까 입학사정관제 시절에는 이 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이 낮고 수능으로 선발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교과 시간에는 수능 중심 수업이 이루어져서 학생의 자기주도성, 탐구역량 등은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서 주로 이루어졌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학이 중시하는 역량의 상당 부분은 교과 학습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교과 활동이 학종의 평가에서 중심 영역이라는 정보는 맞는 정보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창체 활동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자료
건국대·경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2021). NEW 학생부종합전형 공통 평가요소 및 평가항목
교육부(2015). 창의적 체험활동 해설서
교육부(2022). 2022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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