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204) - 독서에 대한 몇 가지 질문(1)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원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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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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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독자생존 프로그램에 사용할 인터뷰 장면을 녹화하기 전에 사전 질문지를 받았었다.
Q1. 공부란 무엇이며, 공부를 잘하는데 필요한 능력이나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공부란 세상을 살아갈 힘을 기르는 것이겠죠. 인문학 공부를 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되고, 사회와 과학을 공부하면 현실에서 부닥치는 문제들을 해결할 힘이 생깁니다. 미신에 빠지지 않게 되고요.
공부를 잘 하려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언어를 잘 배워야 하는데, 이 언어가 국어라는 언어, 외국어라는 언어, 수학이라는 언어, 디지털 언어가 있으니 이 언어들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한 가지는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따르지 않으면 공부를 스스로 하지 못합니다.
언어를 잘 배웠으면 이 언어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문제에 대한 정답이 없는 시대이다 보니, 삶과 관련된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여 해결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교육과정 문서에서 제시했습니다.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단편적 지식의 암기를 지양하라, 융합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양하라, 학습 내용을 실생활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적용하는 공부를 하라,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길러라’ 등을 제시했습니다.
요약하면 공부를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갖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을 길러, 이를 이용하여 교과 내용과 개념,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한 뒤 이를 탐구를 통하여 문제 해결에 적용하고 그 결과를 문자나 언어로 발표하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요소입니다.
Q2. 공부를 잘하는데 있어 독서가 도움이 될까요?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을 교과서 학습 활동에 적용하여 탐구해 보는 것은 수동적인 공부입니다. 배운 내용과 관련된 지식을 찾아보고 스스로 궁금한 점을 찾아서 능동적으로 탐구해 보려면 독서가 꼭 필요합니다. 결국 독서는 자기주도학습의 출발점입니다.
또한 독서를 하다보면 언어 능력이 길러지고, 배경지식도 늘어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말처럼 독서를 많이 하다보면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학습 만화나 학습 영상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깊이 있는 지식은 긴 글로 표현되므로 독서를 통하여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므로 문자로 된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뇌과학에서는 영상을 보는 것은 뇌의 활성화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데, 독서를 하면 뇌에 불이 켜진다고 합니다. 영상은 물멍, 불멍고 같이 멍 때리기에 가깝다고 합니다. 독서만이 공부 능력의 바탕이 되는 사고력을 기르는 활동입니다.
Q3. 독서가 읽기 능력이 수학과 과학과 같은 과목의 학습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수능 시험 수학, 과학 영역에서는 크게 독해 능력이 필요한 문항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독서는 배경 지식과 관련이 있으므로 수학, 과학 공부에도 도움이 됩니다. 독서를 통하여 수학, 과학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과목이 주는 중압감이나 부담감, 낯섦에 따른 두려움이 적어져서 공부에 부담이 적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17세기 말 미분법을 발견한 사람은 뉴턴인데 라이프니쯔도 같은 시기에 미분법을 발견했다는 책을 읽은 학생이 있었는데, 이 학생은 책을 읽은 덕에 미분법 공부에 부담감을 덜 갖게 되고 이해도 깊이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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