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62) - 대입제도개편사 (22) 2008년(2009학년도 대입)의 입학사정관제 지원 확대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1.16 19:09 | 최종 수정 2024.01.24 15:57 의견 0


교실 수업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음

노무현 정부는 2004년에 발표한 대입제도 개편 계획에 의거, 2007년 8월에 대학입학사정관제 시범대학 ‘대학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으로 10개 대학에 총 18억 9,0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학당 지원액은 최대 4억원 최소 1억 3500만원이었다. 학교별 지원액은 서울대 4억원,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각 2억원씩. 경북대에 1억 5000만원이 지원되는데 이어 건국대 경희대 인하대 중앙대 등 4개교에는 각각 1억 3500만원의 관련 예산이 지원됐다. 지원되는 국고지원금은 새로운 대입전형 모델과 신입생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경비라든가 각종 다양한 전형자료를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대학입학사정관)를 양성하기 위한 경비로 활용되도록 했다.①

이명박 정부 들어 2008년 8월에는 30개 대학을 추가로 선정하여 총 40개 대학에 158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명은 ‘입학사정관 지원사업’으로 바꾸었다. 추가로 선정된 30개 대학은 건국대(충주), 건양대, 경원대, 고려대, 공주대, 목포대, 배재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순천향대, 아주대, 울산과기대, 이화여대, 전남대, 전북대, 전주대, 조선대, 충남대, 충북대, 포스텍, 한국외국어대, 한동대, 한림대, 홍익대, KAIST 등이었다.

선정된 대학은 입학사정관제 운영 계획에 따라 앞으로 3년 동안 연간 1억4000만∼9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지원금은 전임 입학사정관 채용과 시스템 구축, 입학사정관제 관리 및 운영 경비 등으로 써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까지 입학사정관 지원사업을 진행한 뒤 각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욱과학기술부는 “2009학년도 입시에서 현재 40명 정도인 전국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200여 명으로 늘고 입학사정관제 관련 전형으로 뽑는 신입생이 3000명 정도가 될 것”이라며 “입학사정관들의 노하우가 쌓이면 2010학년도부터 입학사정관제 전형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②

2009학년도 대입을 앞두고 입학사정관제 지원이 확대되자 대학은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인원을 대폭 늘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08년 11월에 발표한 2010 대입전형 주요사항에서는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대학이 전년도(2009 대입) 16개 대학에서 2010학년도 대입이서는 49개 대학으로 늘고 선발인원도 4,367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발표했었다.③

2009년 2월 이후 대학들은 입학사정관 전형 또는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으로 선발하기로 급히 요강을 변경하여 97개 대학에서 24,622명을 선발하게 되었다.

대학이 전형 유형을 뒤늦게 바꾸게 되어 학교에서는 불만을 표했지만, 대학별로 보면 선발 규모가 크지는 않아서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예를 들어 연세대학교의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계획을 보면 정시 수능 선발 인원과 논술 선발 인원에 비해 일반고에서 지원하여 합격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전형 선발 인원은 소수에 불과해서 매력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010학년도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입학전형(안) 요약

1) 진리․자유 전형은 학생부 교과로 약 2배수 내외의 서류평가 대상자를 선발하여 서류평가를 한 후, 서류평가와 면접에 의해 합격자를 선발함
2) 수시 미등록에 따른 결원이 발생할 경우, 정시모집에서 선발함
3) “○”는 입학사정관이 모든 평가를 담당하는 전형이며, “△”는 입학사정관이 서류평가에 참여하는 전형임
※ 입학사정관 전형 인원 :
정원내 14.95% (509명 / 3,404명 모집), 정원외 포함 16.35% (609명 / 3,725명 모집)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 인원 : 정원내 35.52% (1,209명 / 3,404명 모집), 정원외 포함 35.14% (1,309명 / 3,725명 모집)]

2010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학교는 수시모집에서는 정원 내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 특기자전형을 운영했고, 많은 학생은 정시모집에서 선발했다.

정원외로는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두었다. 수시에서는 지역균형 753명, 특기자 1,150명 계 1,903명을 모집했고, 정시에서는 1,211명을 모집했다. 기회균형은 140명 이내, 특수교육대상자는 18명 이내를 모집했다. 지역균형에는 학교별로 3명 이내 추천을 받았으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두었다. 교과 정량평가 성적이 80%, 서류평가 10%에 면접 및 구술고사를 부과했다. 즉, 지역균형은 서류평가가 10% 반영된 학생부교과전형 형태였다. 특기자 전형 중 인문계열 특기자는 ‘학업능력 우수자, 글쓰기 우수자(논술, 문학 등), 외국어 능력 우수자, 수학(數學) 분야 우수자(심화선택교과 또는 전문교과 성적우수자, 올림피아드 입상자), 모집단위 관련 분야 우수자 등’으로 규정했고, 자연계열 특기자는 ‘수학 또는 과학 분야 학업능력이 우수하고, 모집단위 관련 분야에 재능과 열정을 보인 자’로 규정하였다. 자연계열과 자유전공학부는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았다. 전형 요소와 배점은 표와 같았다.

▲2010학년도 서울대학교 특기자전형 전형 요소 및 배점

이렇게 보면 서울대에서 2010학년도에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인원은 특기자 전형 중에서도 특기가 없는 학업우수자 일부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009학년도에는 3학년 교실에서 탐구하고 발표·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려고 해도 우선 수능에 대비하는 수업을 해달라는 요구가 강해서 교실 수업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 2학년도 역시 수능 공부에 매몰되어 있었다.

한편 대학이 모집요강(시행계획)을 수시로 바꾸는 것에 대한 불만은 컸다. 입시 지도 자료를 만들고 설명회를 하고 나면 대학이 모집 인원과 전형 요소 적용 방식을 바꾸니 학교 진학지도에 혼선을 빚게 되었다. 자료집에는 늘 대학이 발표하는 최종안을 다시 확인하라는 문구를 쓸 수밖에 없었다.

입학사정관제 지원금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첫해인 2013년에는 전년도에 편성된 예산에 따라 395억원을 지원했는데, 2014년에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형 명칭도 입학사정관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꾸면서 610억원을 지원했다. 선발하는 인원/비율도 크게 늘었다. 선발 인원 비중이 늘자 교실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참고>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사업 연도별 예산

<참고문헌>
서울대학교(2009). 2010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안내. 2009.03.06.
연세대학교(2009). 2010학년도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입학전형 계획(안). 2009.03.30.

◆◆◆ 각주 ◆◆◆

①한국대학신문(2007). 입학사정관제 시범대학에 1.35~4억 지원. 2007.08.03. .03.접속
http://unn.net/Quick/QuickIndex.asp?n4_Page=881&idx=40571&searchStr=%%&rfv=3
②동아일보(2008). ‘입학사정관제’ 40개大 158억 지원. 2008.08.21.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080821/8620404/1
③한국대학교육협의회(2008). 2010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 주요사항(보도자료). 2008.12.01.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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