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 서예와 번역의 SNS 콜라보(4) - 봄날은 섧다

미 시카고의 서예가 지효(芝曉)와 서울의 번역가 이로미가 만나다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0.20 13:35 의견 0


봄날은 섧다 / 설도

1

꽃 피어도 그만 져도 그만
그대 없는 날엔
피어도 그만
져도 그만

2

그리워 풀잎을 맺었으나
귓전에 흐르는 발소리만 못해
기다리고 기다려도 츠츠츠츠 새만 날아와
봄날은 섧다

3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4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날을 어찌 견디랴
왈칵 님이 그리운 걸
아침 석경에 흐르는 두 줄기 구슬 눈물
봄바람 제가 어찌 알랴

春望詞 四首 / 薛濤

其一

花開不同賞 화개부동상
花落不同悲 화락부동비
欲問相思處 욕문상사처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其二

攬結草同心 남결초동심
將以遺知音 장이유지음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春鳥復哀吟 춘조복애음

其三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其四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翻作兩相思 번작양상사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春風知不知 춘풍지부지

[해설과 풀이]

중국 당나라 때 薛濤(설도)라는 기녀의 시입니다. 제목은 春望詞(춘망사). ‘봄날에 바라는 글’이란 뜻이지요. 相思(상사)가 ‘임 그리워하다’라는 뜻인 줄은 벌써들 알고 계시죠? 둘째 수에 지음(知音)은 ‘마음이 통하는 벗’을 가리킵니다. 거문고 뜯으며 소리 읊으며 사귄 벗.

춘망사는 모두 네 수인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심초(同心草)’라는 노래가 바로 셋째 수… 김안서님이 옮기고 김성태님이 곡을 붙였습니다. 넷째 수는 허세욱님의 것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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