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46) - AI를 배울까?(1)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0.18 15:40 | 최종 수정 2021.10.18 16:22 의견 0

2021년 가을, 고등학교용 《인공지능 기초》, 《인공지능 수학》 두 과목의 교과서가 나왔다. 원하는 학교에서는 이 과목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 2020년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부분 개정하여 편제표에 이 과목을 넣어 고시한 지 1년 만에 교과서가 나온 것이다.


각 학교에서는 아직 이 과목을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이번 학기에 배우는 학교는 매우 소수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배워야 한다거나 배우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보도를 통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주된 질문은 ‘코딩교육이나 AI·SW교육이 학교에서 중시된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미리 사교육을 통하여 깊이 배워 잘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파이선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는 배워둬야 하지 않을까?’와 같은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성적이 중요한데 그때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냐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

2021년 6월에 기획재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와 함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여 5년간 소프트웨어 인재 41만 3천명을 양성한다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기업 주도의 단기 훈련과정을 확대하고 재직자 훈련을 강화하며 중기적으로는 고급·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기업·대학 협력 모형을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한편 학교를 통한 소프트웨어 전공자를 확대한다. 소프트웨어 전공자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중심대학을 확대하고 직무실습 등 기업과 연계한 현장실습 교육도 강화한다. 소프트웨어중심대학이란 현장중심의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소프트웨어전문교육 강화를 통해 핵심인재 양성체계를 구축하고, 대학 소프트웨어교육을 혁신하는 대학을 말한다. 이 대학을 현재 41개에서 2025년에는 64개 대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세한 정보를 SW중심대학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s://www.swuniv.kr)

▲ SW중심대학 홈페이지 화면캡처


이에 앞서 2020년 8월에는 교육부, 과기정통부, 중기부, 산업부, 문체부 등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국민 AI·SW교육 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AI가 국민의 삶에 더욱 밀접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AI에 따른 사회 혜택에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국민이 없도록 세대·직군 등을 망라하는 범국가적인 AI교육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중 학교 교육에 해당하는 부분은 ‘AI·SW중심 교육체계 개편을 통한 미래 선도인력 양성’이다. 초·중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누릴 수 있는 AI·SW 학교교육 체제를 구축’하기가 첫 번째 방안이다. 우선 2020년부터 ‘정보교육 강화’로 초등학생부터 체계적인 AI·SW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정보 교육과정 강화를 추진하고, 2022년 차기 교육과정 개편 시 수업시간 확대를 꾀한다는 것이다.

◆ (初) 1~4학년은 ICT활용교육, 5~6학년은 AI·SW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필수역량 함양
◆ (中) 정보 수업시간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AI·SW 역량 강화
◆ (高) ‘인공지능 기초’, ‘인공지능 수학’, ‘데이터과학’ 등 다양한 과목을 신설하여 학생의 진로·진학 설계에 따라 심화학습이 가능한 여건 조성

또한 AI·SW교육 우수모델을 확산하기 위하여 AI시범학교(’20)를 AI교육 선도학교(’21~)로 개편하여 우수 교육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을 추진한다고 한다. 대학교에서는 모든 대학생이 AI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 AI·SW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해마다 굵직한 발표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앞으로 AI·SW교육은 모든 학교급에서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학계에서는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할 수 있다. 현재 시간이 매우 적다는 것도 강조될 것이다.

질문에 답을 해 보자.
AI·SW에 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깊이 배우고 싶다면 배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것이 동기가 되어 학생은 관련 분야를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 초등학생이 자율주행차를 교재를 보고 프로그래밍해서 시연했다면 이 학습이 더 큰 학습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러나 학생이 관심이 적은데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발표한 그대로 학교에서 잘 배울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때 잘 하면 된다.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성적이 중요한데 그때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냐는 질문은 고등학교에서 AI·SW관련 과목이 필수로 많을 때가 두려운 것이겠지만 실제로는 필수는 거의 없고 선택과목으로 있을 전망이다. 고등학교 과목은 1학년에 정보를 학교 지정으로 개설한 학교애서는 그 과목을 배우겠지만 나머지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 외 AI·SW 관련 과목은 모두 선택과목으로 제시될 것이므로 성적 때문에 미리 배워야 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 아니다.

인공지능 교육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교육,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 교육,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교육, 인공지능 사회에 대비한 교육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중학교 단계까지 잘 배울 것이고 고등학교 단계에서 조금 더 자세히 배울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만드는 교육’을 받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회에서 인공지능 교육과 대입 관련 사항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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