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 서예와 번역의 SNS 콜라보(2) - 눈 오는 날의 초대장

미 시카고의 서예가 지효(芝曉)와 서울의 번역가 이로미가 만나다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0.15 15:27 의견 0


눈 오는 날의 초대장 / 백거이

술 익어 부글부글 괴어오르고
화롯불도 바알갛게 지펴놓았네
해질녘엔 눈도 올 것 같아
와서 한 잔 안 하려는가?

問劉十九 / 白居易

綠蟻新醅酒
紅泥小火爐
晩來天欲雪
能飮一杯無

[해설과 풀이]

제목 問劉十九(문유십구)는 ‘유십구(유씨 형제 중 서열 열아홉 번째인 사람)을 청하다 > 유형을 초대하다’의 뜻

綠蟻(녹의)는 ‘술이 익어가면서 위로 떠오르는 푸르스름한 거품’이랍니다. ‘부글부글’ 하면 되겠지요. 醅(배)는 ‘술을 괴다’는 뜻인데, ‘술이 다 익었지만 아직 거르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요. 담가놓고… 아직 아무도 먹지 않은 새 술이겠지요. 그 술을 걸러 한 잔…

白居易(백거이)의 글입니다. 첫 구절은 이병한님의 풀이를, 마지막 구절은 이원섭님의 풀이를 따랐지요. 가운데 두 구절을 섞어 조금씩 다듬었는데… 두 분께 죄송하지만, 어차피 백씨의 글인 것을… 이해해주시겠지요....^^

제목은 이병한님의 것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원섭님께선 제목을 ‘벗에게’라고 달아놓으시고, ‘이런 엽서라도 한 장 날아들어왔다 하면, 당신은 어쩌시겠습니까? 나 같으면 백사(百事)를 제쳐놓고 달려가겠습니다. 얼마나 솔직하며 얼마나 은근한 우정입니까?’라고 감상을 적으셨네요.

저작권자 ⓒ 동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