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 요소는 학생부, 논술, 수능이 있는데 그 중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평가는 정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종에서 대학이 한 평가의 결과를 두고 수능보다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은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 또한 학종의 취지와 선발 방식은 사회에서 자기 사람을 선발하는 시스템과 가장 유사하다. 점수 좋은 사람보다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몇 가지 점검 요소를 생각해 본다.


◆◆◆ 좋은 학업 태도 ◆◆◆

2. 나는 공부하고 싶은가?

지난 글에서 태도는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는 공동체의 삶과 어울리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이고 또 하나는 공부를 대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대학은 공부에 대한 태도가 좋은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

대학 진학에만 이런 태도를 중시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방송 지식인초대석에서 황성현 교수는 구글이 중시하는 역량으로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 3 가지를 들었다. 일을 대할 때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도전하면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는데, 이 중 후자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대학도 지원자가 지원한 모집단위의 학문 분야를 공부하고 싶고 더 알고 싶은 태도를 가진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 서울대학교는 서류 평가 요소로 학업역량, 학업태도, 학업외 소양을 들고 있는데, 이 중 학업태도는 일상 생활에서 보여주는 태도가 아닌, 공부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 이를 다시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에서 나타나는 지적 호기심과 탐구 의지, 깊이 있는 배움에 대한 열의, 학업수행 과정에서의 적극성 및 진취성, 진로 탐색 의지’로 구체화했다. 무엇을 공부하고 싶으니 지적 호기심을 보였을 것이고 더 공부하고 싶으니 열의를 보였을 것이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인 그 무엇이 진로탐색이다. 경희대 등 5개 대학의 평가 항목 공동 연구에서도 학업역량의 하위 분류로 학업태도를 들고 있다. 이는 ‘학업을 수행하고 학습해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즉, 대입에서 선발하려는 학생은 공부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고 기업이 직원을 선발하려는 지원자는 일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다. 그런데 학생이 공부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직장에서 일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사람과 주어진 일만 겨우 해내는 사람, 그것도 못 해내는 사람은 드라마를 통해서도 쉽게 본다. 공부도 비슷해서 주어진 공부를 하면서 관련된 문제에 대하여 더 탐구해 보거나 교과서와 수업 중에 배운 내용으로는 미흡한 점이 있어 더 알아보고 싶고 알아보고 싶은 마음을 실천하는 사람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서울대가 제공하는 웹진 <아로리>에는 물리천문학부 최원욱씨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동안 내내 물리를 들었었는데 그 물리학의 수행평가는 늘 실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험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실험의 설계라든가 이론과의 정합성이라든가 그런 것을 저희가 직접 고려해 보는 그러한 실험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행평가 시간에 실험을 하고 시간이 남을 때마다 늘 번외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제 기억에 남는 실험으로는 전자기유도의 실험에 관해서 코일과 좌석의 움직임이 한 두세 가지로 정해진 실험이었는데 저는 이제 거기에서 벗어나서 자석을 코일 바깥에서 움직여 본다든가 혹은 코일을 겹쳐서 실험해 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좀 더 여러 가지 실험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시도한 실험들이 모두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공부에 대한 태도가 좋다는 것이 어마어마한 무엇은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의심을 갖고 좀 더 알아보려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 답이다. 마음만 먹는 데서 그치지 말고 실천을 해야 한다. 그래야 서류에서도 면접에서도 자기의 태도를 드러낼 수 있다.

부연하면, 학업에 대한 좋은 태도는 공부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갖고 실천하는 데 있다. 공부하기를 누가 좋아하냐고? 누구는 게임을 배워 고수가 되고 싶고, 어떤 이는 8천미터 고봉을 정복하기 위해 체력훈련을 한다. 어떤 이는 진리를 탐구하는 책에 뭍혀 있다. 단지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눈에 잘 안 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