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말의 보도를 보면 최소성취수준보장제(최성보라고 줄여 부른다.)를 시행하니 최소성취수준을 넘겨주기 위해 시험문제를 쉽게 출제하는 등 하향 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최소성취보장제가 낙인처럼 작용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는 부작용도 있으니, 최성보를 폐지하자는 주장과 교육의 질과 공교육 신뢰를 위해 성취율 조항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고 한다.

개선된 방안은 따라서 제도 개정은 빨라야 내년 1학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최성보 개정은 이수·졸업 기준과 관련된 사안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도에서는 국가교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최소 성취기준 가운데 성취율 삭제가 다수 의견임을 보고받았다."며 관련 제도를 포함해 내신 5등급제 문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①

최성보는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최성보에 해당하는 학생은 초등학교급에서부터 학습 결손을 메우고 진급/진학했어야 한다는 점은 대부분 인정한다. 그런데 초등학교 단계에서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은 방치되거나 시간이 지나 진급하기만을 바라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특수교사가 학습 부진 학생을 별도 교실에서 지도한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학습 부진을 전문적으로 지도한 교사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주장에 그치고 만 듯하다. 온라인에는 학생의 학습 부진을 해소하려다 학부모로부터 자기 아이를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민원에 곤혹스러워하는 선생님의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찾아지고 있을까?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에서 2010년에 발간한 「배움의 나눔, 행복한 수업」이라는 제목의 수업혁신지원자료에는 초등학교 2학년 수학 수업시간의 사례가 실려 있다. 문제는 ‘돌이가 가지고 있는 용돈으로 500원짜리 공책을 한 권 사고 350원짜리 연필을 한 자루 샀더니 150원이 남았습니다. 돌이가 처음에 가지고 있던 용돈은 얼마인가요?’이다. 짝 활동을 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공부 잘하는 A가 기초학력 부진 수준인 B가 짝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뒤떨어지는 학생과 짝이 되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된다는 것은 이상적이다.

A가 B한테 설명을 했다. 그리고 A는 500에 350을 더하면 얼마냐고 B한테 물었다. B는 답을 못한다. B는 500+350을 암산으로 할 수 있는 어린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B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A가 재차 물었다. B의 표정은 속상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는 입을 다물었다. A는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나중에 이 상황은 원만하게 해소가 되었다. 해소하는 방법은 그때그때 다를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짝은 금세 문제를 풀었는데, 학습 부진 그룹은 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야 문제를 해결했고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고민했다. 학생이 개별적으로 잘 모르는 부분이나 문제 풀이 과정에서 주춤거리는 순간을 해소시킬 방안을 최대한 가져오지 못했다는 성찰로 공개 수업이 마무리 되었다.


현재 교실에서도 이런 일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미달인 1수준의 비율이 국어는 10% 내외, 수학은 13% 내외, 영어는 7% 내외인 것을 보면 이 학생들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습 부진과 결손을 해소할 방안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 각주 ◆◆◆

①(EBS NEWS. 2025.08.20.https://news.ebs.co.kr/ebsnews/allView/60634269/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