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사용하는 자료를 전형 요소라고 한다. 전형 요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논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3가지가 전부다. 여기에 추가로 면접을 부과할 수 있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여 선발하는 일을 사정이라고 한다. 수시전형에서는 학생부 또는 논술을 주 자료로 사용하여 사정하고, 정시에는 수능을 주 자료로 사용하여 전형한다.
수험생이 되면 수능을 안 보고 대학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수능은 부담이 많은 시험이다. 수능을 안 보고도 대학에 갈 수 있다. 대개 학생부종합전형이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다.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면접 등 다른 요소도 없는 전형도 있다. 서강대(일반), 성균관대(융합형, 탐구형), 한양대(서류형), 한국외대(서류형, SW인재), 서울시립대(서류형) 전형은 학생부만으로 사정한다. 이 대학만을 목표로 준비하면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해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면 된다.
학생부종합전형 중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지만 면접이 있는 전형이 더 많다. 수능을 준비하지 않고 학종으로 진학을 하고 싶다면 면접까지는 준비를 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서울대(일반, 기균), 고려대(계열적합), 성균관대(성균인재, 과학인재), 한양대(면접형), 중앙대(탐구형, 융합형), 경희대(네오르네상스), 한국외대(면접형), 서울시립대(면접형), 건국대(자기추천), 동국대(Do Dream), 이화여대(면접형), 숙명여대(소프트웨어, 면접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학생부교과전형 중에서도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건국대(KU지역균형), 동국대(학교장추천) 전형이 이에 해당한다. 이 대학은 교과전형에서 교과 이수 평가를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 대부분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에는 수능을 반영한다. 논술전형에서도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연세대와 서울시립대가 수능을 반영하지 않고 논술만으로 사정한다.
이렇게 보면 꽤 많은 대학이 수능을 반영하지 않고 학생부나 논술로 선발하며, 전형 유형으로도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논술 등 모든 전형에 걸쳐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수능에 응시하지 않고 대학에 합격했다는 수험생을 간혹 보게 된다. 제주나 대구에서 IB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도 수능에 대비한 공부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수험생은 수시 6장의 원서 중 몇 개는 수능 최저가 포함된 전형에 사용하게 되고,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 중 한 군데도 합격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수능 준비를 하게 된다.
고3이라면 지금 수능에 해당하는 대부분 과목을 배웠을 것이므로 이 과목들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 탐구의 선택과목을 정해야 하고, 시험 보는 하루를 잘 견딜 수 있는 체력도 유지해야 한다. 세심한 유의사항을 학교에서 알려줄 때 잘 점검해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고2라면 수능에 해당하는 과목을 배워갈 때 개념과 원리를 잘 알고 탐구활동도 하고 발표에도 참가하면서도 동시에 수능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하게 된다. 이때 공부의 무게를 수능 대비에 둘 일이 아니고 교과 내용을 분명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두어야 한다. 개념을 어설프게 알고 넘어가면 문제를 풀어도 왜 맞고 왜 틀린 선택지인지를 모르고 찍기 일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