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Q. 맞춤법 틀리면 감점되나요?
A. 중요한 시험일수록 맞춤법 틀리면 감점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말 맞춤법도 모른다면 읽는 사람은 글쓴이의 전문 영역 실력까지도 의심할 겁니다.
Q. 우리말이 영어보다 어려워요.
A. 우리말은 대부분 소리대로 쓰면 되죠. 설거지처럼요. 그런데 소리대로 쓰지 않는 말이 있죠. 미닫이처럼. [김빱]이라고 발음해도 쓸 때는 김밥으로 쓰는 단어도 있고요. 그런데 영어처럼 발음과 문자가 다르지는 않죠. 페이모스, 터치, 나운, 러프, 아웃사이드를 영어로 적어보세요. 공통으로 들어가는 글자는 ‘ou’잖아요? 다른 발음을 같은 글자로 적죠. 같은 발음을 다른 글자로 적기도 합니다. 레인이라는 발음에 해당하는 글자는 rain도 있고 reign도 있습니다. 동음이의어가 아니고 동음인데 다른 문자로 적은 다른 단어인 거죠.
Q. 그리도 우리말 표기법은 어려워요.
A. 몇 가지만 주의하면 되니 두려워할 일은 아닙니다. 같이 볼까요?
이거 적을 때 틀리면 무시당합니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함니다.
점심 식사를 찬조하셨음니다. ~습니다.
‘하셨습니다’가 맞다고 해서 ‘하셨슴’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많이 틀리는 말은 주의해야 합니다.
'대'를 '데'로 쓰면 안 됩니다. ‘목포는 태풍이 지나갔대.’를 ‘지나갔데’로 쓰면 안 됩니다. ‘갔대’는 ‘갔다고 해’의 준말입니다.
'됐다'는 '되었다'의 준말이므로 ‘됬다’가 아니고 ‘됐다’입니다. ‘됐다, 됐고’는 ‘되었다, 되었고’의 준말이어서 ‘됐’으로 줄었는데 ‘되니’는 ‘되+니’이니까 ‘돼니’가 아닙니다.
'든'과 '던'도 유의해야 합니다. ‘먹던 것, 먹던데?’의 '던'은 과거를 나타냅니다. ‘든’은 선택을 말합니다. ‘하든 말든’은 ‘하던 말던’이 아닙니다.
‘-ㄹ게’가 맞고 ‘-ㄹ께’는 틀립니다. ‘내가 해 줄게’와 같이 씁니다. ‘-ㄹ까’, ‘-ㄹ쏘냐’, ‘-ㄹ꼬’를 제외하고는 된소리로 끝나는 어미는 없습니다.
'할는지 모르겠어.' ‘할는지’가 맞습니다. '할른지', '할련지'가 아닙니다.
며칠은 언제나 며칠로 씁니다. ‘오늘이 몇 일이야?’가 틀리고 ‘오늘이 며칠이야?’가 맞습니다.
'삼가다'는 ‘삼가 주시기 (삼가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써야 하고 말도 그렇습니다. ‘삼가해 주시기’가 아닙니다.
‘종결어미는 오, 연결어미는 요’입니다. ‘가시오, 서시오, 돌아가시오.’라고 씁니다. ‘가시요.’가 아닙니다. 그런데 ‘예, 아니요로 대답하세요.’ 라고 할 때는 '아니요'가 맞습니다. '아니요'의 준말은 '아뇨'입니다.
어떡해? ‘나 어떡해? 너 갑자기 떠나가면.’이 맞고 ‘나 어떻해’가 틀립니다.
왠지 기분이 좋아. '왠지'는 '왜인지'에서 온 말입니다.
웬일이니?는 ‘왠 일’이니가 아닙니다. ‘웬 일’도 아닙니다. ‘웬 사람이 부르네.’ 경우는 띄어 씁니다.
‘김치를 담그다. 담가’가 맞고 ‘김치를 담다. 담아’는 틀립니다. 기본형이 '담그다'입니다. ‘오늘은 김치 담는 날’은 틀리고 ‘오늘은 김치 담그는 날’이 맞습니다.
'설거지'가 맞고 '설걷이'는 틀립니다. ‘설걷다’라는 말이 없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씁니다.
'미닫이'는 '미닫다'라는 기본형이 있으므로 '미닫이'가 맞습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 빠졌네.’는 맞습니다. '웅큼'이 아닙니다.
‘바라다’는 ‘바래다’가 아니므로 ‘네가 잘 되기를 바라.’와 같이 씁니다. ‘나의 바램’이 아니고 ‘나의 바람’이 맞죠.
사이시옷을 쓰는 법도 유의해야 합니다.
'휘발윳값', '장맛비'가 틀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한자어와 우리말 사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유어+고유어인 합성어에 사이시옷을 씁니다. '보랏빛', '순댓국'처럼요. 그런데 고유어+한자어, 한자어+고유어처럼 둘 중 하나는 우리말일 때도 사이시옷을 씁니다. 장맛비(한자어+고유어), 전셋집(한자어+고유어), 자릿세(고유어+한자어)처럼 씁니다.
한자어+한자어 구조에는 안 들어갑니다. '초점', '기차간', '이비인후과' 등. ‘드레스집’처럼 외래어가 있어도 안 들어갑니다.
두 글자 한자어 중엔 여섯 개만 들어갑니다. ‘곳간, 툇간, 횟수, 숫자, 셋방, 찻간’입니다.
요약하면, ‘우리말이 있다. 된소리로 난다. 그러면 사이시옷. 한자어 중 예외가 6개 있다.’로 정리됩니다.
글 쓰다 모르겠으면 사전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문서작성기로 글을 쓰다 맞춤법 검색에 걸린 어휘도 사전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사전 찾아가면서 책읽기와 글쓰기는 평생 실천해야 합니다.
저작권자 ⓒ 동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