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SNS에 게시한 홍보 영상에서 중요한 역사적 오류가 발견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는 해당 영상은 영상 내 서술된 특정 사실관계가 실제 역사와 다름이 확인돼 정확한 역사 전달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빨간 화살표 부분, 현재는 본지 취재후 베를린 올림픽으로 수정됐다. 서울시 유튜브 '일장기 대신 태극기 달고 다시 뛰는 손기정 선수와 함께 뛰는 시민, 그리고 응원하는 독립운동가' 영상캡처.


해당 영상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를 조명하며 “보스턴 마라톤 우승했지만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달고 시상대에 올랐다”는 설명을 담았다. 그러나 손기정 선수는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적이 없으며, 19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는 서윤복 선수다.

서울시가 광복 80주년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담은 기념 영상에서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내보낸 것이다. 특히 AI로 제작되었다는 점을 명시했더라도, 그 AI에게 학습된 정보의 정확성과 최종 검수 단계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영상은 또 “시상식 후 ‘나는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라고 말했다”고 서술했지만, 손기정기념재단에 따르면 “1936년 당시 일본 당국의 검열과 통역 제약 때문에 공식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발언을 한 기록은 없다”며 “해외 언론 보도나 주변 증언을 종합해 알려진 간접적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손기정 선수는 시상식 당시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리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저항 의사를 표현했으며, 이는 당시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이어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영상은 AI 기술의 편리함만을 내세우며 기본적인 역사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담긴 콘텐츠이기에 그 책임이 더욱 무겁다. AI 제작 콘텐츠에서도 역사적 사실 검증이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공적 기념 영상에서 사실 오류가 반복될 경우 국민에게 잘못된 역사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라는 면피성 문구만으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는 정확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콘텐츠 제작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서울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해명과 사과, 그리고 영상 수정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