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69) - 대입제도개편사 (29) 2011년의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3.05 16:31 의견 0

2011년 12월 13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서술형 평가 및 수행평가 개선, 고교 성취평가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에서는 9등급 상대평가제의 한계를 잘 지적하고 있다.

“학년 단위로 교과목별로 석차를 매겨 9등급을 부여하는 현재의 평가제도는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급우들 간 배타적 경쟁심을 조장하여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협동학습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석차 9등급제는 교사가 학생이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일정한 학업성취 수준을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평가하기보다는 등수에 의해 일률적으로 학생을 상대평가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학생의 적성과 소질, 진로에 따른 다양한 교과목 선택을 제약하고 있다.” ①

성취평가제의 장점으로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기준․평가기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성취평가제를 도입함으로써,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게 학생 중심의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고, 학년 내의 석차에 의한 상대적 서열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으며, 학생들 간 지나친 경쟁의식을 지양하고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시켜 창의․인성교육이 구현되는 교실 수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보통교과의 성취도의 단계는 교과와 과목의 특성에 따라 2단계(Pass/Fail), 4단계(A-B-C-(F)), 6단계(A-B-C-D-E-(F))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고등학교 보통교과 과목별 평가단계

(F)는 2013학년도 시범운영 후 2014학년도에 도입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백지를 내고 종일 잠만 자도 진급이 되고 졸업도 되는 이상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때 비로소 성취도가 낮은 학생에게 F 성적을 부여하는 방안이 처음으로 언급되었다는 의미가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6단계 성취도(A-B-C-D-E-(F))를 기재하되, 성적 부풀리기 방지, 평가의 난이도, 점수 분포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을 병기하기로 했다. 교양교과 및 기초교과의 기본과목은 그대로 단위수와 이수 여부만 기재하고, 체육․예술교과는 성취도만 기재하되, 명칭은 우수․보통․미흡에서 A․B․C로 변경하기로 했다.

성취평가제 도입은 교육적으로 옳은 제도임에도 특목고와 자사고가 입시에서 유리해진다는 여론이 강해서 전면 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절대 평가 체제에서는 이처럼 내신이 불리해지는 현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내신이 불리하지 않다면,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비교적 면학 분위기가 좋은 외국어고와 과학고, 자사고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외국어고와 과학고, 자사고의 2013학년도 고입에서는 현재 평균 1.4 대 1 안팎 수준인 경쟁률이 일정 부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내신과 면접으로만 치르는 자기 주도 학습 전형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이들 학교의 인기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 12월16일 서울의 한 특목고 입시학원이 연 2011년 고입 결산 입시설명회에는 평소보다 서너 배나 많은 학부모가 몰렸다.” ②

2013년의 설문조사에서도 여전히 성취평가제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③

“전국 고등학교 교원 10명 중 8∼9명은 내년 고교에 도입되는 내신 성취평가제를 연기하거나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지난 7월 31일∼8월 5일 전국 고등학교 교원 7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교 성취평가제 도입시기를 늦추거나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85.0%에 달했다고 7일 밝혔다.”

성취평가제를 도입하려던 정부의 정책은 빛을 보지 못하고 줄곧 상대평가를 유지하게 되었다. 미이수제도(F)도입은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는 2025학년도에 도입되게 되었다.

<참고자료>
교육과학기술부(2011). 보도자료. 창의‧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발표

◆◆◆ 각주 ◆◆◆

①교육과학기술부(2011). 보도자료. 창의‧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발표
②시사저널(2011). 돌아온 절대평가에 어떻게 맞출까. 2011.12.18.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33711
③연합뉴스(2013). "교원 85% 고교 성취평가 연기 또는 철회 의견"<교총>. 2013.08.07. https://www.yna.co.kr/view/AKR201308071080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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