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43) - 대입제도 개편사(5) 5·31 교육개혁을 중심으로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3.08.28 17:59 의견 0

1995년은 학교 교육에서 큰 변화를 준비하는 해였다. 교육과정은 아직 제5차 교육과정이고, 제6차 교육과정은 고시되었으나 적용되기 직전 해였으므로 교과 교육과정 연수와 교과서 선택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능은 제5차 교육과정에 의한 수능의 3년 차가 적용되는 해였다. 제6차 교육과정은 고등학교에 1996년부터 적용되었고, 이 교육과정은 1999학년도 수능에 처음 적용되었다.

◆ 1994년 교육개혁위원회 설치

김영삼 문민정부는 1993년 2월에 들어섰는데, 1994년 교육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신교육체제를 제시했다. 교육개혁위원회가 제시한 1994년 6월의 대입제도개선 건의는 1997학년도 입시에 큰 변화를 만들었다. (지난 호 참조)
1994년 9월에는 <교육개혁을 위한 재원 확충방안>을 제시했다. 교육개혁위원히는 교육개혁을 위한 여러 방안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재정적 뒷받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보았다.①

◆1995.05.31. 교육개혁위원회의 보고서

5월 31일 신교육체제에 대한 보고서를 두고 5·31 교육개혁이라고 한다. 보고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신교육체제 구상의 배경으로는
- 문명사적 시각 : 세계는 지식·정보사회로 변화하고, 세계화되고 있음.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새 교육제도가 도입되고 있으며, 우리도 교육혁명이 필요함.
- 정보화 : 정보 지식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므로 국민의 학습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을 해야 함. 또한 교육기회를 확대해야 함.
- 세계화 : 세계 수준의 질적 도약, 특수성과 보편성의 조화, 세계화 교육, 지방화 교육이 필요함

을 제시했다.

▶ 한국 교육의 현안 문제는
- 양적 성장 중심의 교육, 암기 위주의 입시 교육에서 탈피
- 객관식 시험 중심 교육으로 능력과 적성 계발 기회 상실
- 값싼 학교 교육과 과중한 사교육비
- 획일적 규제 위주의 교육 행정. 공급자 편의중심의 경직된 교육
-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도덕교육의 상실

로 파악했다. 당시 제기한 현안 문제는 현재도 문제 거리가 되고 있다.

▶ 해결 방안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문제 해결책으로서의 신교육체제를 제기했는데, <비전>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진 ‘열린교육사회, 편생학습사회’ 건설”로 제시했다. 신교육이 지향하는 인간상은 ‘더불어 사는 인간, 슬기로운 인간:창조적 인간, 열린 인간:세계 시민, 진취적이고 당당한 한국인, 일하는 인간:자율적이고 생산적인 인간’으로 제시했다.

▶ 신교육체제의 기본 특징은
- 학습자 중심 교육
- 교육의 다양화 :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특성화된 학교
- 자율과 책무성에 바탕을 둔 학교 운영 : 학부모 및 학교 관련 인사의 자발적 참여
- 자유와 평등이 조화된 교육 : 잠재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자유와 불리를 극복할 수 있는 형평
- 교육의 정보화 :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교육
- 질 높은 교육 : 학교, 교원, 학생에 대한 객관적이고 엄정한 평가 체제. 건실한 재정지원, 서비스 위주의 교육 행정

등을 내세웠다.

▶ 교육개혁 방안은
- 열린학습사회, 평생학습사회 기반 구축
- 대학의 다양화와 특성화
- 초·중등교육의 자율적 운영을 위한 학교 공동체 구축
- 인성 및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과정
-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학입학제도
- 학습자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초·중등 교육 운영
- 교육 공급자에 대한 평가 및 지원체제 구축
- 품위 있고 유능한 교원 육성
- 교육재정 GNP 5% 확보(1998년까지)

등을 제시했다.

▶ 고등학교 관련 주요 내용은
- 초·중등교육의 자율적 운영을 위한 학교 공동체 구축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학교장 초빙제, 교사 초빙제를 실시하며
- 인성 및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 인성 교육 방법을 개선하여 실천적 활동이 중심이 되도록 하고
· 수련활동 및 봉사활동의 종합생활기록부 반영을 강화하며
·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확립한다. (필수과목 축소 및 선택과목 확대, 정보화/세계화교육 강화, 수준별 교육과정)
·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 방법 확립을 위하여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개별화 학습,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교육을 실시하고
· 세계화 교육 및 외국어 교육 강화
한다고 했다.

-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학입학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 종합생활기록부 도입(1996학년도 전학년 적용) : 15등급 종합내신제 폐지
· 국공립대학은 필수전형자료로 종합생활기록부, 선택전형자료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 면접, 실기를 사용
· 사립대학은 사교육비 부담 축소 원칙을 준수, 자율적으로 정함
· 1997학년도 입시부터 국영수 위주의 대학별고사 금지

- 학습자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초·중등 교육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 고등학교 유형 다양화(국제고, 정보고, 디자인고, 학습부진아 전담학교 등)
· 예술교육 특성화
· 일반고 선택권 부여 : 학군내 선 복수지원, 후추첨 방식, 학군 광역화

등을 내세웠다.

◆1996.02.09. 교육개혁위원회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혁」을 제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 및 일반계 고등학교의 선택 중심 교육과정 체제 설정 등 신교육과정 편제 도입
▶ 학생의 개인차를 고려한 수준별 교육과정 도입
▶ 능력 중심의 목표 진술과 구체적 내용 제시의 최소화, 독서 교육 강화, 교과 교육에서의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 강화, 평가 방법의 개선 등 교육과정 각론 개발의 주요 지침 제시
▶ 선택 과목 도입에 따른 수능 제도의 개선, 교과서 제도의 자율화 확대 및 교과서의 질 제고, 다양한 교사 제도의 탄력적 운영 및 교사 연수 강화, 학교 환경 및 시설의 개선, 교육과정 중심의 단위 학교 조직 개편 권장 등 지원 체제 확립.

◆이에 따라 제7차 교육과정 개정이 추진되었다.

1996년 3월 19일 교육부는 <신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 계획>을 수립했고, 1997년 12월 30일 제7차 교육과정을 고시했다.

제7차 교육과정은
1)고등학교에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두었고,
2)수준별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수학·영어)과 심화・보충형 수준별(국어·사회·과학)을 운영하도록 했다.
3)고등학교 1학년에 재량활동을 도입하여 교과 재량활동과 창의적 재량활동을 운영하도록 했다.

◆ 5·31의 영향

신교육체제는 제7차 교육과정을 추진하게 되는 동력으로 작동했고, 이에 따른 수능은 2005학년도에 적용되었다. 선택형 교육과정인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2005학년도에는 수능 방식이 달라졌다. 이와 함께 2005대입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2004년의 정책이 함께 반영되었다.

5·31 교육개혁에 따른 제7차 교육과정과 대입 적용보다 앞서 1998년 2월에 들어선 김대중 정부는 1998년 말에 <새로운 대학입학제도와 교육비전 2002: 새학교 문화창조>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의 <새학교 문화창조>는 김영삼 정부 말에 고시한 제7차 교육과정을 그대로 수용함에 따라 교육과정의 변화는 없었다.
대입에서는 1999년에 기여입학제,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금지했다. 그리고 2002 대입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개선했다.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은 김대중 정부 이후의 대입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 각주 ◆◆◆◆◆

①교육개혁위원회(1994). 교육개혁을 위한 재정 확충방안. 제1차 대국민공청회 자료집
②교육개혁위원회(1995).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 제2차 대통령 보고서
③교육개혁위원회(1996).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Ⅱ). 제3차 대통령 보고서. 이 보고서에는 신 직업교육 체제의 구축, 초·중등 교육과정 개혁, 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의학전문대학원, 성직자 양성 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관계 법령 체제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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