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28) - 2024학년도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를 보니(2)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3.05.15 09:32 의견 0

학업 능력에 대한 안내 부분에서는 자기소개서가 없어지게 된 이유로 자기소개서 관련 사항들이 빠졌다. 평가 기준 등은 예년과 같다. 평가는 정성평가로 이루어지므로 이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평가하는 내용에 대한 안내는 이전과 같다.

지난 글에 이어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중 <Ⅲ.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방법>부터 살펴 본다.

평가 기준은 학업 능력, 학업 태도, 학업 외 소양으로 구성되었다.

학업능력 평가의 창의적 체험활동 부분에서 ‘동아리에서 농구반보다 심화수학반이 의미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라는 언급은 계속 유효하다. 학업 외적인 부분에서 충실히 활동했다면 개인적 특성과 학업 외 소양 부분에서 우수성을 판단한다고 했는데, 이 말은 교과에서 학업 우수성이 충분히 보이고 동아리에서 학업 외 소양이 보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교과는 교과대로 우수한 학업 역량을 보이면 되고 동아리에서는 학생의 다양한 흥미를 충족할 수 있는 활동이면 되지, 굳이 동아리 활동이 교과 학습의 연장선이 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다음 부분이 삭제되었다.

“탐구활동이 가능한 학교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습니다. 탐구활동 경험의 유무로 학생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탐구활동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주어진 여건 내에서 자신의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평가합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이 말이 창의적 체험활동에 어울리기보다는 교과에 어울리는 말이다. 서울대학교가 탐구활동이 교과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외했다면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언급한 부분으로 이동시켰어야 하는데, 삭제한 것으로 보면 탐구활동이 가능하지 않은 학교는 이제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수·학습을 규정한 부분에서 탐구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나, ‘각 교과의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 및 기능이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그 폭과 깊이를 심화할 수 있도록 수업을 체계적으로 설계’한다는 언급과 관련하여 심화의 방식이 탐구활동임을 강조해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이 여러 교과의 고유한 탐구 방법을 익히고 자신의 학습 과정과 학습 전략을 점검하며 개선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여 탐구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대한 언급은 새로 등장했다.

‘학생의 학습, 행동 및 인성 등 학교생활에 대한 상시 관찰·평가한 기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변화와 성장 등이 종합적으로 기재’되므로, ‘기재된 내용 중 학생의 학습에 관한 내용은 학생의 전반적인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는 말에 의하면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서 학습 부분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아보려고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학생이 수강한 과목의 세특으로는 알 수 없는 한 학년 동안의 학업 관련 사항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록이 교과 평가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고 학업 외 소양을 평가할 때도 활용된다. 이 부분은 학업 외 소양을 언급한 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업 외 소양’에 대한 안내도 많이 달라졌다. 대학에 제공되는 학생부의 비교과 영역 자료가 줄고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면서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평가 기준은 그대로이다.

<어떻게 평가하나요>에서는 자기소개서가 폐지되었기 때문에 학생부만 평가 자료로 제시되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자기소개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동소이하다. 예를 들면 2023학년도 안내에서는 ‘적극적인 학업태도를 갖춘 학생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수업 참여도와 과목 선택 내역, 교내 프로그램 참여 현황, 학업 관련 학내 활동 참여 노력, 자기소개서에 드러난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등 제출 서류에서 드러나는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라고 한 것을 ‘적극적인 학업태도를 갖춘 학생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수업 참여도와 과목 선택 내역, 교내 프로그램 참여 현황, 학업 관련 학내 활동 참여 노력 등 제출 서류에서 드러나는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라고 바꾼 것과 같은 변화이다.

지역균형전형과 기회균형특별전형 면접

면접에서는 서류기반 면접에서 의과대학만 지역균형전형과 기회균형특별전형(사회통합) 시간이 60분이라는 안내가 새로 제시되었다. 제시문 활용 면접에서는 인문학·사회과학과 수학·과학, 적성·인성 면접에 대한 안내를 하고 예시 문제를 제공했다.

‘Ⅳ장. 학생부종합전형 이렇게 준비하세요’ 부분은 새롭게 구성되었다. 원문을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조언은 ‘더 그럴듯한 활동을 채우기 위해 애써 노력하거나 포장할 필요는 없다.’는 말로 시작한다.

<폭넓고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노력하는 학생>에서는 ‘탐구와 사고를 통해 학습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보세요.’와 ‘학습한 내용을 여러 맥락 속에서 다면적,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사고하세요.’라는 언급이 추가되었다.

독서를 권장하는 언급에서는 독서 활동 사항을 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없게 된 데 따른 조언이 추가되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독서 활동 사항이 2024학년도부터 더 이상 대학입학전형자료로 활용되지 않습니다. 독서 활동 내용이 대학입학전형에 직접적으로 활용되지 않더라도, 독서를 통해 길러진 다양한 역량들은 여러 영역에서 반드시 드러나게 됩니다. 독서는 독자 안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축적되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독서를 통해 길러진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과 축적된 지식과 경험은 여러분의 고교생활 전반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도전하는 학생>에서는 과목 선택이 도전이 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2024 안내에서는 실력을 올릴 수 있는 과목에 도전하는 자세, 현재의 나보다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면 어려운 과목을 선택할 것, 소수 인원 수강 과목에도 망설이지 말고 도전할 것을 강조했다. 과목 선택에서 도전은 2023 안내에서도 언급했었지만 과목 선택 앞 부분에 ‘충분히 깊이 있게 이해하는 도전’을 강조했었는데 이번에는 이 언급은 삭제했고, 뒤에 이어지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조언은 유지했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자 노력하는 학생>은 새로 몇 가지 질문을 만들어 던졌다.

- 바른 인성을 갖추려 노력하였는가?
- 학교생활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이 있는가?
-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는가?
- 폭넓은 시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는가?
- 학교생활에서 겪은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가?
-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가?

이와 같은 질문들이다.

뒤에 이어지는 서울대 재학생들의 이야기들도 읽을 만하다. 학생들이 사전 협의 없이 썼을 것인데 입학본부에서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눈에 띄는 몇 문장을 옮겨 본다.

- 과목 선택에 앞서 나는 무엇이 궁금한지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 어떤 과목을 수강해야 할까 고민할 때 그 고민해 본질은 ‘어떤 과목이 높은 성적을 받기에 유리하고 쉬운가’라는 기준이 아니라 ‘나는 어떤 배움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스스로의 기준이 본질입니다.
- 진로가 명확하지 않다면 다양한 과목을 충실하게 배우는 것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으며 앞으로 있을 학습의 기반을 닦을 수 있습니다.
- 대학에 와서 특정 분야를 전공하게 된다면 다른 과목을 들어볼 기회는 고등학교밖에 없습니다.
- 꿈은 포기해 사라졌다곤 해도 그 꿈을 향한 노력의 시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목표하고 도 전에 오던 바를 상실하게 된다고 해도 여러분에게는 많은 것이 남아있을 것이고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과목 선택 유의점으로 늘 해오던 이야기를 서울대 신입생의 글에서 보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말이 마지막 말이 될 것이다.
“선택과목을 고를 때마다 조금은 쭈뼛거리게 되는데 그때마다 제게 큰 확신을 심어준 것이 여러분도 읽고 계실 서울대학교 학생부 종합전형안내 책자였습니다.”


# 2024학년도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는 <서울대 홈페이지 입학-공지사항>에 4월 25일 탑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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