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10) - 2022개정 교육과정 고시(2) - 개정의 핵심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3.01.09 18:00 | 최종 수정 2023.01.09 18:30 의견 0

2022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개정한 교육과정입니다. 고교학점제의 특징은 학생이 진로에 맞춰 선택하는 교육과정이라는 점과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F를 맞는 대학처럼 미이수 제도가 있다는 점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미이수를 ‘I(아이)’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선택형 교육과정은 이미 1997년 고시하고 2002년 고등학교에 적용된 제7차 교육과정 때부터 해 와서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미이수 제도를 어떻게 시행할지는 이번 고시로는 알 수 없습니다. 교과 학습에 대한 평가 관련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본격 시행 시기는 2025학년도부터

새 교육과정은 2022년 고시, 2023년 교과서 집필, 2024년 검인정 및 학교에서 선택, 2025년 적용의 일정으로 적용됩니다. 2023 고교입학생에서 우선 적용한다는 내용은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은 2015개정 교육과정 그대로 두고 학기별 수업 시수를 2시간 감한다는 내용입니다.
단, 초등학교 1, 2학년 교육과정은 2024년에 적용됩니다.



비전

보도자료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갖춘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 지원’을 비전으로 제시하였다."고 했습니다.

○ 자기주도성 : 주도성, 책임감, 적극적 태도
○ 창의와 혁신 : 문제 해결, 융합적 사고, 도전
○ 포용성과 시민성 : 배려, 소통, 협력, 공감, 공동체 의식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에서 강조하는 덕목들과 교육과정의 비전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을 교육하려는 방향과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려는 인재상이 일치합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학기 이수

미이수 제도가 시행되려면 모든 과목이 한 학기 이내로 완결되어야 합니다. 한 과목을 두 학기에 걸쳐 개설했을 때 1학기에 미이수가 된다면 2학기에는 1학기 미이수한 상황에서 2학기에 계속 수강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는 모든 과목이 학기별로 개설되고, 만약 두 학기 이상 개설해야 하는 과목이라면 과목 이름에 Ⅰ, Ⅱ, Ⅲ 등을 붙여 학기별로 늘어놓는데, 고등학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과목이 제시됩니다. 총론 문서에서는 “학교는 학생이 3년간 이수할 수 있는 과목을 학기별로 편성하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안내한다.”, “학생이 학기 단위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편성⋅운영한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기별로 다른 과목을 이수하게 하면 학생부 전형이야 배울 때 평가 받은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방식이니까 별 문제가 없지만, ‘수능은 어떡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고 나서 한참 지나야 시험을 보게 되니까요. 특히 사회와 과학 과목은 수능 과목을 3학년 때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탐구 영역은 2학년 때 배우고 수능을 보는 과목이 많습니다. 과학Ⅰ 과목은 대부분 2학년 때 배웁니다. 이런 점은 수능 방식이 개선되어야 합리적입니다. 수능은 기초 학습만을 측정하는 방식, 배우고 나서 바로 과목별로 응시해서 성적을 누적하는 방식 등 다양한 안이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2023년에 논의를 하여 2024년 2월 안에는 확정이 됩니다.

학기 이수가 학교가 고교학점제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하는 첫째 이유입니다. 2학년에서 사회와 문화 과목을 개설했더니 1학기에는 100명이 신청해서 4반이 구성이 되었고 한 선생님이 이 과목을 전담하면 되었는데, 다음 학기에는 15명이 신청해서 그 선생님은 다른 과목을 여럿 담당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희망 학생이 적으면 상대평가를 했을 때 성적따기가 어려워 수강 변경을 해서 과목 개설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소수 선택과목이 결국은 폐강 수순으로 가는 이유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중학교처럼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아직은 고등학교에서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과목별 이수단위는 4단위 기준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목 편성 시간이 기본 5단위에 1단위를 증감할 수 있었는데,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본 4학점(단위는 학점으로 바뀌었습니다.)에 1학점을 증감하도록 했습니다. 한 학기에 마칠 수 있게 했습니다. 단 체육, 예술, 교양 과목은 3학점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교양 과목은 진로와 직업, 생태와 환경, 인간과 철학, 논리와 사고, 인간과 심리, 교육의 이해, 삶과 종교, 보건, 인간과 경제활동, 논술 등입니다. 공통과목의 한국사Ⅰ·Ⅱ도 3학점이며 감하여 편성할 수 없습니다.



초·중학교에 학교 자율시간 도입

초·중학교에 처음으로 학교 자율시간이 도입됩니다. 학기별로 1주일 수업시간만큼 학교가 과목이나 활동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아직은 해본 적이 없는 제도라서 안내서를 만들어 배부할 계획입니다. 고등학교는 지금도 교육과정 유연화 시간이라고 해서 1주일을 학교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를 계속 적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축소

현재 주당 10시간에 해당하는 자유학기제 시간을 주당 6시간으로 줄이고 주제도 주제 선택과 진로 탐색은 그대로 두고 예술·체육과 동아리 활동은 없애기로 했습니다. 자유학기제의 원래 취지인 학생이 활동을 선택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학습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초중고 전 학교급에 걸쳐 달라지는 부분도 있고 과목이나 시간이 조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더 궁금한 사항은 교육부의 보도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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