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49) - 미래의유망 직업은 기업가 정신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1.08 15:30 | 최종 수정 2021.11.09 08:36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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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교육 설명회 자리에서 진로 목표를 정하지 못했는데 미래에 유망한 직업에 대하여 소개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런데 진로 교육을 하고 있는 나도 유망한 직업에 대하여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이 미래의 특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교육도 지식 중심의 교육보다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년 전 미국 드라마 맥가이버는 맥가이버칼에 이름이 붙어서 아직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다. 드라마 속 맥가이버는 지식을 문제 해결에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의 표본이었다. 현재 우리 교육은 죽은 지식을 암기하기보다는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맥가이버처럼 기르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습해야 할 방향은 정해야 학교 교육과정이 만들어진다. 이 큰 줄기에 영향을 주는 것이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개발하던 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은 2011년에 일어났다.

하나는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추진하는 데 영향을 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이었다. 그는 살아있을 때도 철학을 전공했으면서 컴퓨터 등 공학을 깊이 이해한 문·이과 통합형 인재상의 모델이었고, 죽음 이후에는 추모 열풍이 일었다. 그 영향으로 쉬운 수학과 사회 교과 공부 조합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다 '문송합니다'로 대변되는 인문학 전공자의 취업난 현상도 한몫했다.

또 하나는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폰이 2011년 이후 LTE가 상용화되면서 날개를 단 사건이다. LTE 이후 우리는 정보를 실시간 검색할 수 있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초기 스마트폰은 스마트하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11년을 기점으로 현재와 같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었고 무인 시설이 크게 늘었다. 직업의 현재와 미래가 달라지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큰 사건은 IBM이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을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왓슨은 2011년 2월 미국 제퍼디 퀴즈쇼에 참가해 74회 연속 우승자인 퀴즈 영웅 켄 제닝스와 제퍼디 퀴즈쇼 금액 기준 사상 최대 우승자 브래드 루터를 이기며 총 7만 7140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왓슨은 말로 된 질문에 대해 문제를 분석해서 답을 찾아냈다.

이런 과학의 혁명적 발전으로 세계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 예상되자 교육과정에서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개정하게 되고 학생이 학습하는 방법은 스스로 학습에 참여하여 지식을 구성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방식을 추구하게 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이런 점이 고려되면서 미래에 대응하려고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이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2016년의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대결이었다. 20년 전만 해도 바둑은 복잡하므로 컴퓨터의 바둑 실력은 8급을 넘을 수 없다고 단언했었다. 그러던 것이 컴퓨터가 세계 최고의 기사 이세돌을 네 번이나 이기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말을 알아듣는 기능이 있어 인공지능과 살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충격적인 일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가 단절될 우려가 커질수록 인류는 더 잘 소통하는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는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 이 밖에도 자원, 인구, 환경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므로 이런 변화에 적응할 힘을 갖도록 지원하는 교육의 요소와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교육 방향을 정하고 내용으로 학습 활동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개인이 공부해야 할 방향 속에서 자신의 길을 정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달라지는 세계에서는 지금과는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이미 혁신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로 체육관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자 온라인으로 하는 운동 일명 ‘홈트’가 개발되었다. 혼자 먹는 피자를 개발한 ‘고피자’ 같은 상품도 있다. 구글은 세계 10억 명에게 영향을 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는 더 빠른 속도로 변화의 파도가 일 것이며, 학생은 그 안에서 계속 혁신적 사고를 통해 상황을 이끌어가는 사람으로 자라야 한다. 그래서 기업가 정신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바탕이 혁신적 사고에 있는데 창업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려면 교육부가 지원하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창업체험교육 플랫폼 YEEP (Youth Entrepreneurship Experience Program)에 접속해 보기를 권장한다. ( https://yeep.go.kr ) 진단 프로그램뿐 아니라 각종 자료가 탑재되어 있고 가상 창업활동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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