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곤 장관의 퇴임

2018학년도, 고등학교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1학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의 경계를 허문 교육과정, 학생의 선택을 강화한 교육과정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특징은 2학년부터 적용되므로 학교는 2018학년도에는 새 교육과정을 적용할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을 뿐, 2,3학년은 2009 개정 교육과정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2019학년도 대입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대입이므로 큰 변화는 없었다. 학교에서의 2020 이후 대입 제도는 2018년 8월의 2022 대입제도 개편 관련 사항에서 정한 수순을 따라가고 있었다.

한편, 2018년의 2022 대입제도 개편 발표 이후 정시확대를 반대한 측과 찬성한 측 모두 김상곤 장관의 사퇴를 요구할 만큼 반발이 심했다.⓵

문재인 정부는 2018년 8월 30일 개각을 하면서 교육부장관을 포함했고, 10월 2일 유은혜 장관이 임명되었다. 교육혁신연대는 “교육부장관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과정에서 발생한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학교교육 정상화와 교육혁신의 방향에 맞도록,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입제도개선 연구단과 교육관련 단체와 지혜를 모아 국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와 같은 보도자료를 냈다. 이 요구는 2022 대입제도 발표 이후 다음 개선 시점인 2028 대입에 대하여 논의할 때 수능 확대 등 교실 수업에 부담을 주는 대입 제도를 교육과정에 맞게 고치기 위해 협력하자는 의미였다.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연구

2018년 8월 17일에 2022 대입제도 개편 관련 사항이 발표된 이후, 2019년 1월 17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경상남도교육청 주관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포럼>을 열었다.

교육감협의회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대하여 ‘발표된 대입제도 개편안은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시전형 확대 정책에 따라 고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음’이라며 ‘교사가 주도하는 대입제도를 연구하여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대입제도에 대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입제도 개선 연구단을 두어 대안 및 중장기적 대입제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부의 2022 대입제도 개편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25년에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대입제도의 방향을 모색할 때 의견을 밝힌다는 의의도 있었다.

2019년 2월 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대입제도개선단의 1차 보고서를 공개했다. 1차 연구에서는 교육부가 2022 대입제도 개편 발표에서 추진하기로 한 항목의 한계를 지적했다. 수・정시 전형의 대립적 구조를 뛰어넘는 모집시기의 일원화,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수능의 자격고사화, 객관식 지필평가의 한계를 뛰어넘는 논·서술식 수능,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를 위한 학교생활기록부 구조 개선 및 대학의 책임성 강화 등이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 내용들이라는 주장을 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1차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연말까지 후속 연구로 진행될 2차 연구에서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본질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입제도의 틀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즉 1차 연구는 발표된 2022 대입 제도의 문제점을 밝히고, 2차 연구에서 대안을 발표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2차 연구 발표는 11월에 있었으나 그사이 대입 정책은 정시 40% 확대로 바뀌고 있었다.

◆ 고려대의 교과전형 확대와 좌절

2019년 5월 교육부의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의 중간평가에서 고려대가 탈락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고려대는 교육부의 2018년의 정시 30% 이상 선발 권유와 함께 제시된 수시 교과전형 비중이 높은 대학은 정시 30%를 선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적용하여, 2021학년도 대입에서 교과전형을 2020학년도에 9.6%에서 27.8%로 확대했다. 이런 상황이 반영되어 고려대가 지원사업 중간평가에서 탈락했다고 보도되었다. 이 상황은 ‘고려대가 2022학년도엔 정부의 정시 30% 이상 확대 요구를 사실상 반영하기로 하면서 이번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라고 보도한 대로 정리가 되었다.⓶

◆ 대입제도 다시 점검

2019년 3월에는 성균관대 모 교수의 자녀가 대학원생이 작성해 준 발표자료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우주청소년과학자상을 받고 수상 경력을 활용해서 2014대입에서 특기자전형으로 합격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2019년 8월에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딸이 2010학년도 대입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밝혀지고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⓷

조국 후보자 딸이 지원한 전형은 2010학년도 대입에서 새로 생긴 세계선도인재전형이었다. 이 전형은 외국어 특기자 전형이면서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지원자격에는 국내·외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또는 관련법령에 의하여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로서 아래 중 하나를 충족하는 자라고 했다.

(1) TOEFL(IBT 110, CBT 270, PBT 637점) 또는 TEPS 857점 이상 성적 제출자
(2) AP(College Board) 3과목 성적 제출자
※ TOEFL, TEPS, AP 성적은 2007년 9월 15일 이후 응시한 성적을 인정함.
(3) 2개 이상 공인외국어성적(자격증) 제출자

외국어성적이 자격 기준이라는 점에서 특기자 전형이며, 학생부를 입학사정관이 평가한다는 점에서 입학사정관참여전형이다. 현재는 ‘입학사정관참여전형’이라는 전형은 없어졌다. 1단계에서는 어학 또는 AP 성적 40%, 학교생활기록부 60%로 3배수를 선발하여 2단계 1단계 성적 70%, 면접 30%로 최종 선발했다. 조국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는 ‘후보자 장녀가 합격한 전형은 과학영재전형이 아니고 세계선도인재전형인데, 과학영재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와 제출된 모든 서류(수상실적, 수학 또는 과학 분야의 실적 혹은 연구 활동 내역, 자기소개서 등)에 대하여 종합평가하지만, 세계선도인재전형의 평가 방법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습니다.’라는 취지로 발표했다.⓸

그러나 세계선도인재전형은 지원자격에 해당하는 외국어 성적은 변별도가 낮고 주로 학생부의 비교과 부분과 외부 수상 등의 자료가 변별력이 있는 전형이었다. 한편 2010학년도 무렵에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시간에 대부분 수능 문제를 풀었던 관계로 교과 학습 상황을 평가하기보다는 비교과활동 중심으로 학생의 전공 관련 학업 역량 등을 평가하던 시기였다.⓹⓺

조국 장녀의 부정입학 관련 논란은 특기자 전형에서 제출한 서류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중 학교 밖에서 이루어진 활동 기재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데, 이것이 교내 수업과 활동 중심으로 기록한 학교생활기록부로 전형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으로 둔갑했다.

9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 앞서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는 보도가 잇달았다.⓻⓼ 교육부는 2019년 9월 26일 학생부종합전형의 실태를 파악하기로 하였다. 이에 각 대학은 하필이면 서류평가 기간에 실태 파악을 하느냐며 불편해했다. 문 대통령은 10월 22일 국회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⓽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교육부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었다.

“교육부는 그동안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의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특히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습니다. 아울러, 당정청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 및 유관기관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11월에 발표할 계획임을 알려드립니다.”

11월 6일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특정한 고교유형을 우대하는 서류평가 시스템과 짧은 서류평가 시간으로 부실평가에 대한 우려를 확인하였다. 각 대학의 지원자・합격자 내신등급은 ‘일반고>자사고>외고・국제고>과학고’ 순으로 서열화된 고교체제와 일치하였다.” 라고 밝혔다. 대학과 교사들은 대통령의 정시 확대 방침에 따른 짜맞추기 조사라는 비판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중앙일보는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경쟁력 있는 학생들이 자사고·특목고에 모여 있는 게 현실인데도 대학이 마치 고교등급제를 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자사고·특목고 쏠림은 수능에서 더 심한데도 학종만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라고 보도했다.⓾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입제도 제안

교육부가 정시 40% 이상 확대를 발표하기 직전 2019년 11월 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대입제도개선단의 2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입제도 개편의 주요 사항은 ▲전형시기를 통합하여 수시 정시 통합, 6회 지원 ▲전형 유형은 학생부전형, 교과전형, 수능전형, 실기전형으로 하고 대학은 실기를 제외하고 2개 전형 사용 ▲전형 요소는 학교생활기록부, 학생부 교과학습 발달상황,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별고사(면접, 실기)로 하는 것이다.

수능시험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한정하고 유형은 선다형으로 하며 성적은 5단계 절대평가로, 시험은 7월과 12월 2회 실기, 응시 획수는 재학생은 과목당 1회, 졸업 후는 무제한으로 하고 시험 주관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하여 실시하자고 했다.
교과 성적은 2025학년도부터 전 과목 절대평가 기반 성취평가제를 실시하지고 했다. 이 때 등급은 A-B-C-D-E-F의 6단계로 하자고 제안했다.

위와 같은 내용은 교육부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11월 28일 이후에 12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내용을 확인한 뒤,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의 활동을 마감했다.⑪

◆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

교육부는 이어 2019년 11월 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의하여 많은 부분이 2022학년도 대입부터 달라지게 되었다.

주요 내용은 학생부종합전형은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서류 블라인드 평가를 추진하고, 자기소개서를 폐지하며, 면접을 녹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이 높은 16개 대학은 정시 수능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하였으며, 교과위주 전형도 10% 이상 선발하도록 한 것이다. 추진 로드맵에서는 2022학년도부터 16개 대학은 수능 선발 40% 이상을 2022학년도 조기 달성을 유도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16개 대학은 2020년 5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대부분 권고 사항인 ‘정시 선발 40% 이상’을 따랐다. 한편 서울대는 2022학년도에 모집할 전형별 학생수를 2019년 6월에 조기에 발표해서 서울대의 2022학년도 정시에는 30.3%에 해당하는 970명을 선발했다.

교육혁신연대는 논평을 내고 정시확대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소재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한 조치에 대하여는, 서울소재 대학의 전형 방안이 고교 교육에 미치는 현실적 영향력의 심대함을 감안할 때 고교 학교교육정상화에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

◆ 2020년 10월 대학 감사 결과 발표

2020년 10월 13일에는 대학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작년 실태조사 결과에서 대학이 평가자에게 과거 졸업자 진학 실적이나 고교 유형별 평균등급을 제공하는 등 특정고교유형이 우대받을 수 있는 정황이 발견되어 이번 감사에서 각종 내부문서·평가시스템, 사정관 교육자료 등을 집중 조사하였으나, 고교별 점수 가중치 부여 등 특정고교유형을 우대하였다고 판단할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수능 정시를 확대하자 학교에서는 수능 대비 문제풀이 수업이 늘었으며, 교과 전형 위주의 지역균형 선발도 확대되자 성적 따기 쉬운 과목 중심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재수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자퇴 학생이 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28 대입에 대한 결정은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4년 2월에 하게 된다.


참고문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경상남도교육청(2019).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포럼 자료집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2019).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선 방안 연구. 2차 연구보고서. 고교학점제 새행에 따른 중장기 대입 개편 방안.

◆◆◆◆◆ 각주 ◆◆◆◆◆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93761(2023.07.11. 검색)
https://www.ytn.co.kr/_ln/0103_201905110217578379(검색. 2023.07.11.)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8231704384903(검색. 2022.03.16.)
https://www.mediawatch.kr/news/article.html?no=254208(검색. 2022.04.1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557059(검색. 2022.04.10.)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09/2011110901497.html
(검색. 2022.04.10.)
“수행평가를 잘 활용하면 좋은 비교과 활동이 돼요. 예를 들어, 과학수업에서 '○○이론'을 배웠다면,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세요. 실제 실험결과가 어땠는지, 결과가 잘못됐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거예요.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보면서 잘못된 이유를 찾아 다시 실험을 해볼 수도 있죠. 이런 것이 대학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교과 심화학습'이에요.”에서처럼 수행평가를 활용하면 비교과활동이 된다는 말을 한 것에 미루어보면 2010년 당시에는 교과보다 비교과가 평가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⓺ 2011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교외수상 및 교외체험활동을 기재하지 않아 2011년 고등학교 입학생이 치른 2014대입부터 교외수상 및 교외체험활동이 완전히 평가대상에서 빠지게 되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901047351004(검색. 2022.03.15.)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17885(검색. 2022.03.15.)
https://www.yna.co.kr/view/AKR20191022074400004(검색. 2022.03.2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24872#home(검색. 2022.03.15.)
https://www.yna.co.kr/view/AKR20191217116900052?input=1195m(검색. 202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