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173) - 대입제도개편사(33) 2013 대입제도 개편과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장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아이의 청해력" 저자

김창현 승인 2024.04.12 15:01 의견 0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단순했던 방식에서 복잡한 방식으로 이행하고 있었다. 누구나 같은 시험을 보고 그 점수에 따라 대학을 가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학생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다 보니 입시는 매우 복잡해져 갔다. 수능 정시도 대학마다 다른 방식으로 점수를 환산하여 반영하고, 반영 요소도 표준점수, 백분위점수를 조합하여 사용하기도 해서 복잡했다. 수시는 입학사정관 전형, 특기자 전형 등 전형의 정체성이 모호한 가운데 전형 이름까지도 복잡해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입시를 알 수 없다는 소리가 커져가고 있었다. 다양함은 바람직한 제도이지만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른다면 다양함은 어지러움에 불과한 실패한 정책이라는 또 다른 문제 제기가 있었다.

2012년 12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대입 관련 공약이 실려 있었다.①


2013년 대입제도 개선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우선 입시가 알 수 없게 되었던 원인은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전형 명칭으로는 전형 유형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수시 일반전형의 경우, 서울대학교의 일반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인데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본으로 면접이 부과되는 전형이지만,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일반전형, 덕성여대, 성균관대의 일반학생 전형은 논술을 기본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이 반영되는 전형이었다. 학생부 교과 중심 전형은 대체로 학생부 성적 우수자, 교과 성적 우수자, 학업 우수자 등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 대학에서는 일반 학생 전형 등의 명칭을 사용했었다. 건국대의 수능 우선 학생부 전형은 학생부 100% 전형인데 수능 성적으로 우선 선발하는 전형이었다.


둘째, 전형 명칭으로는 전형 요소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네오르네상스, 글로벌 파트너십, Do Dream, 다빈치형 인재, 알바트로스 인재, 국제 인재 등 대학별로 특징 있는 이름을 붙인 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이기도 하고, 특기자 전형 또는 특별 전형인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립대의 2014학년도 대입 수시는 논술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기회균등 전형으로 대별했었는데, 연세대학교의 2014학년도 대입 수시는 일반전형(논술), 특기자 전형,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대별했다.


셋째, 최저학력 기준의 혼란이 있었다.

대학별로 등급이나 백분위를 사용하여 우선선발의 최저학력 기준, 일반선발의 최저학력 기준을 정하거나 일부 대학은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전형을 두는 등 다양성이 혼란을 야기했다. 특히 최저학력 기준이 등급 또는 백분위를 사용하자 수험생은 각 대학별로 다른 촤저학력 기준에 혼란스러워 했다.


넷째, 정시 전형에서 수능 반영 방식이 다양해서 혼란스러웠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중에서 대학이 사용하는 성적이 각각 다르기도 하고, 백분위를 이용하여 자체 변환 점수를 이용해서 사정하므로 자신의 성적이 유리한지 물리한지 알 수 없다는 불만이 있었다. 수험생은 더 좋은 성적으로 환산되는 대학을 찾아 지원해야 하는데 이 경우 외부의 도움 없이 지원할 대학을 알 수 없다는 불만이었다.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는 ‘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위원회’를 두어 대입제도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하는 동시에 2014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할 예정인 A/B형으로 분리한 선택형 수능도 개선해야 하였으며, 유행처럼 번진 융합 인재 양성에 필요한 융합 교육에 도움이 되는 수능으로 구안하는 것도 과제였다.

교육부는 2013년 8월 27일에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고, 9월 13일에 ‘2015, 2016학년도 대입제도(교육부) 및 201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확정(대교협) 확정’을 제목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는 2013년 8월 27일 발표한 시안을 보완하여 최종안을 확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전형 유형이 새롭게 제시되자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명칭은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바뀌게 되어 2015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었다.

주요 내용으로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등급만 사용, 특기자 전형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영, 논술고사는 가급적 시행하지 않기, 적성고사는 자율적으로 지양 등이 담겨 있었다.

수능은 영어에 한하여 2015, 2016학년도에는 수준별 시험을 폐지하고 범위는 영어Ⅰ과 영어Ⅱ로 하고 듣기평가는 17문항으로 하기로 했다. 국어와 수학은 수준별 시험을 일단은 유지하기로 했다.

2013년 10월 25일에는 ‘2017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을 제목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때 발표된 수능 방식은 2020학년도 대입까지 유효한 것으로 발표했다. (실제로는 2021학년도 대입까지 유지되었다.)

▲2017 수능체제

한편, 2017학년도 수능과 같은 체제는 2020학년도까지 유효한 것으로 하고 2021학년도 수능은 문·이과 융합 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교육과정을 개정하여 개편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보도자료 ‘붙임 4’에서 밝힌 대입제도 개선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입제도개선 주요 내용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여론 수렴을 하면서 2017학년도 이후수능 개선 방향도 설문하였는데, 수능 ‘문·이과 구분안’보다 ‘일부 융합안’과 ‘완전 융합안’을 지지하는 비율이 학부모, 고교 교사, 대학관계자 모두에게서 지지를 받자, 융합형 수능으로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교육과정 개정이 추진되어 2015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여 2018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생에게 적용되었다.

■ 성취평가제 추진 유예
2013년의 대입제도 간소화방안 연구 당시에는 성적 산출을 성취평가제로 하기로 발표는 하였으나, 여론은 부정적이어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결과를 평한 내용처럼 성취평가 결과를 대입에 반영하는 것을 고교교사, 대학 및 학부모 모두 부정적으로 보았다. 결국 성취평가제 도입은 연기되었다.

◆◆◆ 각주 ◆◆◆

①새누리당(2012).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 있는 변화. 제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정책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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