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학년 대입 개편

예고한 대로 교육부는 2004년 8월 26일에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제도 개선방안(시안)>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에는 수능은 등급만 제공하고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는 획기적인 방안이 들어 있었다. 여기에 성적부풀리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원점수와 석차등급을 제공하기로 하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개선 방안은 향후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2004년 9월 중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2004년 10월 28일에 확정 발표했다.

교육부는 대입제도를 바꿔야 할 이유로 제기된 당시의 문제점을 보도자료의 문답자료에서 언급했다.

- ‘성적 부풀리기’ 현상으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비중 저조
- ‘내신은 학교에서, 수능은 학원에서’라는 사회풍조 만연
- 수능 점수 과열 경쟁 및 수능점수에 의한 대학 서열화 지속
- 대학 목표 및 특성에 따른 특성화된 전형방식 개발 노력 미흡
- 특목고가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는 인식에 따라 진학 경쟁 과열

2008 대입이 적용되는 학생들이 중학교 3학년 때 발표된 것이다.
공청회를 다룬 언론의 기사들은 수능과 내신은 등급제가 되고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 외고 진학이 유리한지’와 같은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서울 A외고 관계자는 “이과 반을 만들 수는 없지만 학생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7차교육과정 특성상 과목을 개설할 수는 있다.”면서 “학생들이 자연계 과목을 원할 경우 반을 따로 만들지 않더라도 가르칠 수 있다.”고 밝혔다든지, “어느 대학이든 우수한 학생을 뽑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인 현실에서 대학들은 수능과 내신 반영비율을 되도록 낮추고,논술과 심층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비중을 대폭 늘려 실력을 가늠할 것”이라면서 “논술과 면접 등은 외고 학생들이 일반계 고교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만큼 전혀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는 등의 인터뷰 보도로 외고 진학을 부추겼다. (서울신문. 대학별고사 비중 늘면 외고생 유리. 2004.09.07. https://www.seoul.co.kr/news/seoulPrintNew.php?id=20040907062001)

공청회를 보도한 기사에서는 공청회장의 혼란을 다루었다.
이날 대학측은 "수능성적을 등급제로 바꾸면 변별력이 떨어지고 고교 내신 성적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학교 격차 문제도 있다"며 학생 선발의 자율성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일부 교원, 학부모단체는 "등급제도 과도한 경쟁과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기 때문에 수능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정리하였으며, 강태중 교육과시민사회 대표(중앙대 교수)는 "대학이 학생부를 반영하려면 학교 간 격차를 완화하는 등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며 "수능 등급화로 입학전형의 공을 대학에 넘겼지만 대학이 독자적으로 강구할 논술고사, 면접 등은 더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는 등의 예상되는 우려를 다루었다. (한국경제. 새 大入제도 첫 공청회. 2004.09.08.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0740234?sid=102)

새 대입제도는 국가가 제공하는 선택형 문항을 풀어 나온 점수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므로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능 성적의 변별력은 떨어지고 학생부만으로 선발하기는 어려워 논술고사를 도입할 것으로 예견되었다. 학생부를 정성평가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시대의 반영이었다.

당시 매우 영향력이 큰 자료를 만들었던 중앙교육은 학생부 비중의 확대로 고교등급제를 실시할 것이라거나, 사교육 열풍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학생부 비중의 확대로 인해 학교 교육이 정상화 되고 사교육비가 절감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 형태를 보았을 때 내신 보강을 위해 과외 및 학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수능 준비를 위한 과외와 학원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학생부 비중의 증가로 인해 내신 관리를 위한 과외와 학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수능은 등급화되었지만 상위 등급을 맞기 위한 경쟁은 줄지 않을 것이며, 통합교과적 시험에서 2008학년도부터는 교과교육과정에서 출제되어 학력고사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변별을 위한 논술고사 및 면접이 도입되고 비중도 늘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처럼 공청회 의견과 보도 기사 및 일반의 분석 자료를 보면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대한 의견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04년, 학교는 2002년에 도입한 제7차 교육과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진로지도와 과목 선택 지도가 발등의 불이었다. 학생수도 많고 학급수도 많아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기 어려웠던 때라서 학교교육과정 편성과 선택 지도가 쉽지 않았다. 고3은 처음으로 선택형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달라진 수능 점수 체계로 진학 지도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2학년까지의 학생부 성적을 주로 반영하는 수시 1학기 모집과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 성적과 수능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시 2학기 모집에 대응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2004년의 2008 대입 발표는 교육부의 의도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참고문헌>
교육인적자원부(2004). 보도자료.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제도 개선방안(시안) 발표. 2004.08.26.
서울신문. 대학별고사 비중 늘면 외고생 유리. 2004.09.07. https://www.seoul.co.kr/news/seoulPrintNew.php?id=20040907062001
한국경제. 새 大入제도 첫 공청회. 2004.09.08.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074023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