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 립스틱 하우스(49) - 일상(日常)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8.03 09:32 의견 0

21. 6월 6일 립스틱 하우스 첫날
22. 6월 7일 립스틱 윈도우
23. 6월 8일 늙기란 미움을 사는 일
24. 6월 11일 간병 10계명
25. 6월 12일 잠을 설치다
26. 6월 13일 립스틱 모닝
27. 6월 14일 휠체어 예찬
28. 6월 18일 삶이란 차츰씩 방향을 잃어가는 것
29. 6월 20일 죽어감에 대하여
30. 6월 22일 죽어감에 대하여 2
31. 6월 23일 걷기와 숨쉬기
32. 6월 24일 지금 안다고 해서 미래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33. 6월 25일 립스틱 유니버스
34. 6월 26일 약에 대하여
35. 6월 28일 대신 숨 쉴 수는 없는 노릇
36. 6월 29일 요양등급신청을 하면서
37. 6월 29일 조신(操身)
38. 7월 4일 베갯잇꽃
39. 7월 5일 대화의 기술
40. 7월 7일 립스틱 도어
41. 7월 9일 립스틱 딕셔너리
42. 7월 10일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43. 7월 11일 혼(魂)과 백(魄)
44. 7월 16일 죽음과 삶
45. 7월 17일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46. 7월 20일 아닌 밤중에
47. 7월 31일 립스틱 모닝 2
48. 8월 1일 오늘을 사는 게 인생이다
49. 8월 3일 일상(日常)
50. 8월 12일 장조림과 오이지
51. 8월 13일 운동과 오락, 습관에 대하여


8월 3일, 일상(日常)


죽음이란… 아주 천천히 날아가는 화살에 맞는 것이다. 비껴갈 듯 비껴갈 듯 몸을 비틀지만 결국엔 명중! 누군진 몰라도 그 이상 솜씨 좋은 사수가 있을까? 해를 쏘아 떨어뜨렸다는 예(羿)라도 어림없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화살을 피할 수 없는 과녁! 그게 바로 인간의 존재론적 의의겠다.

립스틱 하우스에서 일상(日常)이란… 날아가는 화살이 한 순간 한 순간 쌓아놓은 무게요, 드디어 화살이 과녁을 관통하는 순간 인간은 그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는 것이다.

저 하늘 흰 구름에 묻어 있던 바람이 오늘 창밖의 나뭇잎들을 흔들지만, 아직 창턱을 넘어오진 못했다.

간병 90일째… 립스틱 하우스 58일째…

달력이 펄럭일 뿐 찢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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