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 특수교사의 단상 -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를 응원하며...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7.28 14:40 의견 0
▲강화중학교 신명철 특수교사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변호사라는 검색어만 치더라도 이 드라마가 검색될 정도이니 엄청난 인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인기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집계하는 주간 톱 10 비영어권 tv부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드라마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특수교육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그것도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가장 어려운 자폐성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드라마가 이처럼 인기가 있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우영우)이 앓고 있는 장애의 공식명칭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로 약자로 ASD 국내에서는 통칭하여 자폐성 장애라고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서 보이는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는 무지개가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같이 자폐장애의 모습이 광범위한 증상과 중중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다른 장애와 달리 너무나 많은 증상과 원인 그리고 징후 때문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를 장애 명칭과 함께 사용하는 것 같다.

자폐성 장애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방법인 눈 맞추기, 얼굴표정, 제스처 사용이 적절하지 않거나 빈도가 낮고 행동이나 관심이 한정되어 타인과의 적절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이러한 자폐성 장애 특징을 가진 주인공이 열심히 노력하여 변호사가 되고 맡은 사건을 진심으로 해결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여 장애인들도 노력하면 충분히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가 사실 좀 불편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주인공은 자폐인 중에서도 상위 1% 안에 드는 고기능 자폐인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대다수의 자폐인들은 고기능 자폐와는 달리 지적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이런 상위 1%의 장애인이 99%의 장애인을 대변하여 비장애인들에게 자폐성장애에 대한 바르지 못한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또한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상위 1%의 서번트증후군과 유사한 자폐인은 비장애인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드라마에서는 ‘자폐인’이란걸 드러내기 위해 어눌한 말투와 과장된 행동을 일부러 강조하는 것 같아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때마다 걱정되는 것은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이 자폐인이나 자폐 가족 모두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추어진다는 것이다. 비장애들이 각자의 개성이 있고 특징이 있듯 장애를 가지고 있는 모든 장애인들도 자신만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폐인이니까 이럴 거야 하는 잘못된 생각과 편견에 사로잡혀 드라마속 장애인만을 진짜 장애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제목에서 ‘이상한’이라는 글자를 붙인 이유는 아마도 실제 자폐인에게 볼 수 없는 성공적 스토리가 존재하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암시해 주는 것 같다. 만약 이러한 필자의 생각이 맞다면 이제 우리 사회도 장애인이 변호사가 되었다고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아닌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능력과 재능을 갖추었다면 자신이 원하고 꿈꾸는 일을 할 수 있는 '이상하지 않은 변호사 우영우'가 많이 나오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를 우리 사회에서 많이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과 이웃들의 다양함을 보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특징과 개성으로 바라보아 주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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