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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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7 09:33 | 최종 수정 2022.07.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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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월 6일 립스틱 하우스 첫날
22. 6월 7일 립스틱 윈도우
23. 6월 8일 늙기란 미움을 사는 일
24. 6월 11일 간병 10계명
25. 6월 12일 잠을 설치다
26. 6월 13일 립스틱 모닝
27. 6월 14일 휠체어 예찬
28. 6월 18일 삶이란 차츰씩 방향을 잃어가는 것
29. 6월 20일 죽어감에 대하여
30. 6월 22일 죽어감에 대하여 2
31. 6월 23일 걷기와 숨쉬기
32. 6월 24일 지금 안다고 해서 미래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33. 6월 25일 립스틱 유니버스
34. 6월 26일 약에 대하여
35. 6월 28일 대신 숨 쉴 수는 없는 노릇
36. 6월 29일 요양등급신청을 하면서
37. 6월 29일 조신(操身)
38. 7월 4일 베갯잇꽃
39. 7월 5일 대화의 기술
40. 7월 7일 립스틱 도어
41. 7월 9일 립스틱 딕셔너리
42. 7월 10일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43. 7월 11일 혼(魂)과 백(魄)
44. 7월 16일 죽음과 삶
45. 7월 17일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46. 7월 20일 아닌 밤중에
47. 7월 31일 립스틱 모닝 2
48. 8월 1일 오늘을 사는 게 인생이다
49. 8월 3일 일상(日常)
50. 8월 12일 장조림과 오이지
51. 8월 13일 운동과 오락, 습관에 대하여
7월 4일, 베갯잇꽃
"베갯잇도 빨아야 해요. 침이 잔뜩 묻었어요."
꾸득꾸득 비 올 듯 오지 않고, 바람 한 점 없이 습한 날… 그렇다고 빨래를 아니 할 순 없다. 퀴퀴해지기 전에 어머니가 이불과 요를 베갯잇과 함께 빨아 널었다.
베갯잇에 새겨진 희미한 꽃도 딸려가 빨렸다. 세탁기에서 나와 주섬주섬 베란다 빨래대 위에서 피는 꽃… 주름이 자글한 아버지 목덜미에 깔려 여태껏 자라온 꽃이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피어 닳은 걸까? 다 헤진 꽃을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고 보듬고 어루만지던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여기 베갯잇 새로 갈았어요. 기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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