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 서예와 번역의 SNS 콜라보(21) - 늙은이의 열 가지 좌절이란

미 시카고의 서예가 지효(芝曉)와 서울의 번역가 이로미가 만나다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1.13 19:12 의견 0

늙은이의 열 가지 좌절이란 / 이익


낮엔 꾸벅꾸벅 조는데 밤엔 잠이 잘 오지 않고
울 때엔 눈물이 안 나는데 웃을 때엔 눈물이 나고
30년 전 일은 다 생각나는데 눈앞의 일은 문득 까먹고
고기를 먹으면 뱃속엔 안 들어가고 몽땅 이 사이에 끼고
흰 얼굴 검어지며 검은 머리 희어지는 것이니

이 다섯은 태평노인太平老人의 말씀이다

내 장난삼아 다음의 다섯을 더한다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보면 오히려 잘 보이고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 보면 도리어 흐릿하고
가까이에서 하는 말소리 잘 못 알아듣고
조용한 밤이면 항상 비바람소리 들리고
배고픈 생각 자주 드나 밥상만 대하면 못 먹는 것이다

老人十拗者曰 / 李翼

頻睡 夜間不交睫 빈수 야간불교첩
哭則無淚 笑則泣下 곡즉무루 소즉읍하
三十年前事總記 得眼前事轉頭忘了 삼십년전사총기 득안전사전두망료
喫肉肚裡無 總在牙縫裡 끽육두리무 총재아봉리
面白反黑 髮黑反白 면백반흑발 흑반백

此太平老人袖中錦也 차태평노인수중금야

余戱爲之補曰 아희위지보왈

微睇遠眺則猶辨 미제원조 즉유변
而大開目近視反迷 이대개목근시반미
咫尺人語難別 지척인어리별
而靜夜常聞風雨聲 이정야상문풍우성
頻頻有飢意對案却不能食 빈빈유기의대안각불능식


[해설과 풀이]

제목 老人十拗者曰(노인십요자왈)은 글의 첫머리. ‘노인의 열 가지 좌절이란’의 뜻

李翼(이익;1681~1763)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호는 성호(星湖)
牙縫(아봉): 이 사이
太平老人(태평노인): 중국 송(宋)나라 사람. 그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수중금(袖中錦)>에 고려비색(高麗秘色;고려 청자의 숨은 색깔)이 천하제일(天下第一) 열 가지 중 하나로 소개됐다 함
袖中錦(수중금): 소매 속에 간직할 귀한 것 > 명언
頻頻(빈빈): 자주
출처: <星湖僿說(성호사설)> 15권 人事門(인사문)

‘좌절’의 묘미가 있습니다. 특히 나이 들어 두려워하지 말고 배워야 할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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