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빈의 육아일기 <담희랑> - (14)가을의 맛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1.11 10:02 의견 0
할비! 할비! - 일러스트레이터 강하빈이 어린 손녀와 나누는 사랑 얘기. 담희야, 사랑해! - 고사리 같은 손에 이끌려 “작은 세상”을 누비는 노(老) 작가의 일기를 보며 그야말로 “큰 세상”을 배운다.


가을의 맛 - 한 살 9월 4일


햇살이 쏟아졌다. 땅이 반짝거린다. 먼 산에 부딪히며 곧장 건너와 발톱 밑에 들다가 우왕좌왕 손톱 밑에 든다. 바람 솔솔 불어 매미소리가 몇 개 뺨에 부딪힌다. 참 조용하니… 매미소리가 그간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새삼스럽다. 새소리도 몇 개 바람을 따라와 뺨에 부딪히고… 꼼지락꼼지락 파란 하늘 흰 구름을 끌어다 혀끝에 대본다.


토닥토닥… 산에 올라 구름 옆에 서봤다. 새를 불러 날개 위에 앉아봤다. 너울너울 저 아래 숲들이 춤을 춘다. 코코코코 엄마! 내 곁에 있어야 해. 하늘에서 내려오면 나 깨어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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