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필 작가 에세이(36) - 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1.22 13:07 의견 0

시골에서 감이 도착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봉이다.


처갓댁에서 직접 농사 지으신 거다.
자식사랑의 양분을 듬뿍 먹고 자란 감이다.

이제 일주일만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
조급해하면 녀석들도 성질을 부린다.

그러면 차츰 딱딱하고 도도한 너도
스멀스멀 부드러운 홍시로 변해갈 것이다.

오렌지색 옷을 벗고
주홍색 파티옷으로 갈아 입을 것이다.

당분간 밥 대신 감을 먹게 될 것이고
탄수화물 대신 포도당, 비타민을 먹게 될 것이다.

이제 앞으로 감 떨어질 일 없겠다.
내가 내리는 결정, 판단 모두 제대로 들어 맞겠다.

하지만, 감들아 부탁 하나만 하자.
니들 서로 순번 정해가며 하루에 하나씩만 홍시 되자.

한꺼번에 홍시되어 손 내밀며 유혹하면
나 금방 감 떨어지고 변비 걸린다.



◆ 서동필작가 프로필 ◆
1975년 12월 10일 전남 승주군 별량면 출생(현 전남 순천시)
1994년 순천 매산고 졸업
1998년 순천대 ROTC 36기 소위 임관
2004년 육군 대위 전역
2008년 (주)리싸이클시티 가맹점 대표
2018년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학교 수료
2019년 은평지역신문 참여기자
2019년 작가 등단 ‘나는 751210 이라고 해’ 첫 번째 에세이집 발간
2020년 은평 새마을 청년 지도자 협의회 활동
2020년 10월 '뒤돌아보니 인생은 찰나의 순간이더라' 두 번째 에세이집 발간
2020년 제10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입선
2021년 제11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입선

저작권자 ⓒ 동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