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86) - 3학년이 심각하다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2.07.25 14:29 의견 0

코로나19 때문에 2020년에는 5월에도 학교에 등교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2020과 2021학년도 두 해 동안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이 온전하게 학교에서 학습 지도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학습 격차가 문제되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부모님 등 학습 상황을 돌봐줄 분이 있는 경우는 오히려 학습 상황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재택 온라인 학습을 하는 동안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학습 부진으로 이어지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2020년, 학생들의 학습 부진이 문제가 되자 교육부는 수석교사 등이 대면과 비대면 방식으로 학교의 추천을 받은 학생을 개별 지도하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에는 대입을 눈앞에 둔 학생들의 지도가 시급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초3과 중3학년의 상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2021년 9월에 실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보면 2019년 중3 때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국어 4.1, 수학 11.8, 영어 3.3%였는데, 이 학생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된 2021년 결과를 보면 국어 7.1, 수학, 14.2 영어 9.8%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폭 늘었습니다. 또한 2019년에 비하여 2020년에 중3, 고2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빚어진 상황일 것입니다.

▲교과별 ‘1수준(기초학력 미달)’ 비율(%)


초등학교급은 학업성취도평가와 같은 자료가 없으므로 수치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현 초3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합니다. 몇 년 뒤 이 학생들이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의 상황을 예상해 보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합니다.

2021년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대한 전문가, 현장 교원의 반응이라며, 교육부는 학습 결손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정규 교육과정‧방과후학교 등을 연계한 맞춤형 교과학습 지원 △읍면지역 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학습 경험 기회 확대 △개별 학생의 불안‧우울 등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정서적 지원 등이 적기에 제공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교육부는 학습(교과역량, 수업태도), 사회‧정서, 정신‧신체건강 등 「교육결손 해소를 위한 중장기(2023~2025) 이행방안」(가칭 ‘교육결손 해소 지원방안’)을 마련(2022.10월 발표)해 나갈 예정이며,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수립(2022.8월 시안 발표)함으로써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에는 학교 내 다중지원팀(교감, 담임‧상담‧특수‧보건교사 등)의 구성·운영을 확대하는 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인지·정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종합적인 교육적 처방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의 학교에서는 교감, 교육과정 코디네이터, 진로상담교사, 심리상담교사, 보건교사, 학습지도 특수교사 등이 개별 학생을 두고 현 상황을 검토하고, 협력하여 학생의 문제점을 해결해 줍니다. 특히 학습지도 특수교사는 학습 부진 학생을 별도의 교실에서 가르치는 일을 담당합니다. 그 나라의 문화적 풍토에서는 학습 결손이 있으면 사회생활이 어려우니 적기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를 하는 것이고요, 학습 결손을 보완하기 위해 학생을 별도의 교실에서 가르친다고 해도 낙인이 찍히지는 않는다는 점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도입하기 위해서는 낙인효과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과 같이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치료가 아이의 장래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수긍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생의 학습 결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교육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교육부도 2025년부터는 ‘디지털 교수·학습 통합플랫폼’과 연계한 인공지능(AI)기반 학력진단시스템을 구축하여 개별 학생의 수준 및 결손 부분 등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AI 기기를 통한 맞춤 학습’과 같은 대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개별 학생의 상황에 개별적인 지원이 가능해져서, 학습 결손은 없어지고 미래 사회를 살아갈 역량 최대한 확대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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