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 립스틱 하우스(12) - 어떡하지?

한 요양병원의 시한부 소녀환자의 손에서 떠나지 않던 빨간 립스틱… 그녀는 얼마 남지 않는 날들의 희망을 립스틱으로 그려갔던 게 아닐까? 정한일 작가의 <립스틱 하우스>는 그렇게 지어졌다. 간병 5년차… 그의 일기를 펼친다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1.24 18:38 의견 0

1. 5월 9일 어머니의 꽃
2. 5월 13일 소변을 받으면서
3. 5월 16일 974호실의 하루
4. 5월 17일 빗소리처럼
5. 5월 18일 974호실의 흑역사(黑歷史) 1
6. 5월 20일 974호실의 흑역사(黑歷史) 2
7. 5월 21일 974호실의 흑역사(黑歷史) 3
8. 5월 24일 가위바위보
9. 5월 25일 코를 골다
10. 5월 25일 똥의 화증(火症)
11. 5월 26일 아이들에게
12. 5월 29일어떡하지?
13. 5월 29일 맡기다
14. 5월 31일 리포트 - 식욕에 관하여
15. 5월 31일 연애꾼처럼
16. 5월 30일 파랑새 면회 가기
17. 6월 02일 일희일비(一喜一悲)
18. 6월 04일 리포트 - 운동에 관하여
19. 6월 05일 립스틱이 필요해
20. 6월 06일 립스틱으로 그린 집

5월 29일, 어떡하지?

“어떻게 해?”

요양병원 첫날… 아버지가 귓속말로 전한다. 살며 평생을 굽힘없이 지내시던 용감한 분이다. 그에게서 나약한 모습이라곤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다른 방법이 안 보인다.

어떡하지?

나약함 혹은 죽음에 그저 공감(共感)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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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함의 끝… 죽음일 것이다. 단지 부자(父子) 사이의 교감이지만, 이 세상에서 그만큼 크고 너른 세상이 있을 수 있을까? 수많은 삶 중 하나일 뿐이지만, 뉘 그 너비와 깊이를 헤아릴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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