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팀장의 보험학 칼럼(1) – ‘무해지형 보험 제대로 알고 가입하면 이득이다.’

KB손해보험 RFC사업부 팀장
우수인증대리점.
네이버블로그 ‘황팀장보험보물상자’ 운영.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1.16 16:17 | 최종 수정 2021.11.18 13:32 의견 5

바야흐로 무해지형 보험(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의 전성시대다.
무해지형 상품은 납입기간 내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 해지환급금이 없는 상품을 말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해지환급금이 없는 상품보다 해지환급금이나 만기환급금이 있는 환급형 보험을 선호해왔다. 그럼에도 기존 보험 소비자의 선호도에 반하는 상품이 왜 이렇게 히트를 치고 있을까?

편집(이미지 더블클릭)



보험사나 보험설계사의 무해지형 상품의 마케팅 전략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보장이 동일하고 가입조건이 같은데 보험료가 저렴하다. 15~25% 저렴하다. 보험을 가입함에 있어 보장에 초점을 맞추어 보험료를 줄이고 싶은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또 하나는 납입기간만 지나서 해지하면 일정 금액 이상 보존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람 심리가 그렇다. 보장은 보장대로 받고 나중에 납입완료해서 혹시 해지해도 일정 금액은 보존되니 괜찮은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더구나 보험을 해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면 해지환급금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납입 보험료를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나에게 유리한 부분, 이득이 되는 점을 부각하여 바라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가족이랑 연인이랑 여행 가는 모습을 떠올리지, 사고 상황을 떠올리진 않는다. 드라이브를 하며 바람을 쐬고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을 떠올리지, 한 달 한 달 새어나가는 기름값을 먼저 걱정하지는 않는다.

무해지형 보험을 가입할 때도 이런 심리가 작용한다. 내가 10년, 20년 보험을 잘 유지할 것이라 단정짓는다. 그렇다면 표준형 보험에 비해 보험료도 저렴하고 납입 완료된 시점에 혹시 해지를 하면 일정금액을 돌려줘야 하는데 보험회사는 왜 이 상품을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나?

보험사가 바보는 아닐 터이다.
치밀한 계산 (보험학에서는 보험 계리라 한다.)하에 만들어 낸 상품이다. 보험연구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보험해지율' 자료를 보면 신해지율 (해지액을 당해 연도를 포함한 6년간 수입보험료로 나눈 해지율을 말함)이 다음과 같다.

보장성보험의 신해지율은 2015년 7.4%, 2016년 7.5%, 2017년 7.6%, 2018년 8.1%로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료로 나눈 결과가 이런데 보험 계약 건수로 대비하면 해지율은 더욱 커질 것이다. 생명보험 협회가 공시한 최근 3년간 생명보험 계약의 해지율을 보면 13회차 경우 2016년 17.6%에서 2017년 18.8%로 늘어나고 있고, 종신보험의 중도해지율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해지하는 비율) 70% 이상을 보이고 있다.

(오차는 있겠지만)100명이 무해지형 보험을 5만원에 가입하면 1년이내 17명은 해지하고, 납입기간을 못 채우고 중간에 60명은 해지한다는 것이다.

1명이 1년간 납입하는 보험료가 60만원, 17명이면 1,020만원이고 이 돈은 한 푼도 고객의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고 모두 보험사 살찌우는데 쓰인다. 1만 명이면 60억이다. 10만 명이면 600억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1년 동안 1만 명 중 중대질병에 걸린 사람이 몇 명 정도 될까? 보험료를 줄여 판매를 했는데 보험사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왜? 알아서 스스로 보험을 해지해주는 계약자가 있기에 그렇다. 이런 계산된 보험사의 철저한 전략에 농락당하지 않는 방법이 하나 있다. 무해지형 보험의 장점에 대해 서두에서 설명을 했지만 다시 한번 살펴보자.

보험료가 저렴하고, 납입이 완료되고 나서 해지하면 일정 금액이 보장된다. 여기서 납입이 완료된 후에 해지한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도록 하자. 그것은 납입을 완료한 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이 보험을 계속 가져갈 것인지, 해지하고 해지환급금을 수령할 것인지는 나중에 고민해도 된다. 대학입시전형에서 A학교, B학교, C학교를 모두 합격한 후에 어느 학교로 진학할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이제 갓 원서만 냈을 뿐인데 상상속으로, '합격하면 어느 학교에 가겠다.' 라고 고민하는 것은 무의미하지 않는가?

그럼 한 가지 장점이 남는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다. 사실 이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같은 보장을 받고 만기도 같고, 납입기간도 같은데 보험료가 15~25% 저렴한 것은 큰 장점이다.

무해지형 보험을 가입할 땐 딱 하나만 기억하자.
이 보험은 무조건 내가 유지해야 한다고. 꼬박 꼬박 매달 내는 핸드폰 요금처럼 안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끝까지 유지한다고 마음을 먹어야 한다. 어차피 중간에 해지해도 돌려 받지 못하니, 무조건 이 보험은 유지한다고 굳게 마음을 먹고 가입을 하자. 그렇기에 무해지형 보험은 절대 보험료가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간에 보험을 해지하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크게 3가지 중 하나다.
첫째, 얼토당토않게 보험을 가입해서 마땅히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둘째, 도저히 보험료 납입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셋째, 해지환급금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

역으로 무해지형을 가입할 때 해지를 방지하려면, 설계를 잘 해서 가입하고, 적정한 보험료 수준으로 가입하면 된다. 무해지형 보험을 해지환급금 때문에 해지할 일은 최소한 납입기간내에는 없으니 논외로 해도 되겠다.

살면서 보험료를 내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면 비단 보험료만 못 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차도 팔아야 하고 은행 예적금도 해지해야 하고 여러 수단을 강구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나 스스로 그 원인을 만들지 않는 이상, 뜻 밖의 예기치 못한 극 소수의 일이 아니라면 내가 보험료 몇 만원을 내지 못하는 상황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보험을 가입하고 해지하고 가입하고 해지하고, 반복하면 금전적 손해를 결국 나 자신이 보게 된다. 특히나 다른 상품과 달리 한 번 계약을 하면 장기간 그 효력이 발생하는 상품이기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해지형을 판매하는 보험사와 맞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이 보험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매우 간단해보이나 그리 쉽지만은 않다. 설계사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더 나은 상품이 나와도 (무해지형 보험을 해지하지 말고)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면 되고, 이체가 잘 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을 하면서 유지해야 한다. 잘 유지를 해서 납입기간을 채우고 만기때까지 잘 유지하면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확정이율로 해지환급금이 지급되기에 최초 가입시점 금액과 변동이 없으며 납입기간 내 또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납입면제 사유 발생과 같은) 다른 상품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납입했기에 금전적으로 이득도 보게 된 것이고,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보장성보험의 가입 목적은 해지환급금을 받기 위해서 가입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보장이 필요할 때 제대로 받고 이왕이면 저렴한 보험료면 더욱 좋기에 무해지형 상품을 제대로 알고 유지를 잘 하면 보험사의 전략에 나름 어퍼컷을 날리고, 나는 잇속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문의: lcsanytime@kbins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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