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 서예와 번역의 SNS 콜라보(3) - 날러는 어쩌라고

미 시카고의 서예가 지효(芝曉)와 서울의 번역가 이로미가 만나다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10.18 15:15 의견 0


날러는 어쩌라고 /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아내

건너지 말라, 건너지 말라
무던히도 말렸건만 기어코 건너시니
당신은 물에 들어 죽은 거나 다름없어
기다려도 기다려도 소식 없네

公無渡河歌공무도하가

公無渡河 공무도하
公竟渡河 공경도하
墮河而死 타하이사
當柰公何 당내공하

[해설과 풀이]

제목의 公無渡河(공무도하)는 ‘그대 물을 건너지 마세요’의 뜻

'건너지 말라 하였지만 그예 건너다 물에 휩쓸려 빠져죽으니, 이를 어찌할거나.' 원래의 내용이 너무 무거워 좀 가볍게… 제 마음대로 옮겼습니다. 역시 감상의 수준입니다.

한 미치광이(白首狂夫;백수광부)의 아내가 남편이 머리를 풀어헤친 채 술병을 끼고 비틀거리며 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쫓아가 말리려 했으나, 이미 때가 늦어 그의 죽음을 보며 울다가 문득 공후(箜篌;거문고와 비슷한 현악기의 일종)를 타면서 불렀다는 노래. 결국 아내도 남편을 따라 물에 빠져 죽었다는데… 참고로 白首(백수)란 '지체는 높으나 벼슬이 없는 양반'의 뜻.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할 때는 쓰는 백수(白手)와는 다른 뜻.

藿里子高(곽리자고)라는 뱃사공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그의 아내 麗玉(여옥)에게 얘기를 들려주니, 여옥은 다시 이웃의 아낙네 麗容(여용)에게 들려주어, 이로부터 노래가 세상에 퍼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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