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대입학사정관의 공부법 (42) - 어떤 학교를 선택할까(3)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저자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09.23 15:13 | 최종 수정 2023.01.13 12:43 의견 1


◆ 2학년 때 학습 부담이 너무 큰가?

고등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과목은 거의 모든 학교가 같다. 공통교육과정이므로 선택과목 한둘이 다를 뿐이다.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각 4시간씩 배우고 한국사를 3시간 배운다. 음악, 미술, 체육시간이 있다. 이 정도 합계가 주당 28시간 정도 되므로 2시간짜리 1과목을 더 배운다. 한국사를 1학년에서 배우지 않는 학교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고등학교에서는 이렇게 배우게 되므로 우리 학교만 학습 부담이 특별하지는 않다.
2학년부터는 학교마다 교육과정이 다르다. 학교에 따라서는 2학년 학습 부담이 큰 경우도 있다. 수학과 교육과정을 보면, 대부분 학교는 2학년 1학기에 수학Ⅰ, 2학기에 수학Ⅱ만 하거나 여기에 1, 2학기에 걸쳐 확률과 통계나 기하 또는 인공지능 수학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3학년에서는 미적분,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중에서 선택을 하도록 한다. 그런데 아래 학교는 수학 시간도 많고 2학년에서 미적분까지 학습하게 되므로 2학년에서 수학 학습 부담이 커진다. 이 경우 수학에 학습 비중을 두다가 다른 과목을 소홀히 하게 되기도 한다.


2학년 영어는 대부분 영어Ⅰ, 영어Ⅱ를 배우게 되는데, 영어Ⅱ까지의 어휘수는 2,500개이다. 초등학교에서 500어휘, 중학교 때까지 1,250어휘,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1,800어휘를 배우는데 2학년에서 2,500으로 늘어나므로 2학년 영어도 부담이다. 그런데 이 부담은 모든 학생이 공통적으로 진다. 국어도 대부분 독서와 문학 두 과목을 배운다. 2학년에 편성된 국어와 영어 교과의 이 과목은 수능 범위의 과목들이다. 그러니 부담의 총량은 수학 학습 부담에 달려 있다. 학생이 수학에 자신이 있다면 수학이 부담스러운 학교 교육과정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수학 학습 부담이 다른 과목 학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 2학년 공부가 힘겹게 느껴질 것이다.

과학과 사회 과목 선택 역시 학습 부담과 관계가 있다. 2학년 과학 선택의 경우 물, 화, 생, 지 4개 과목을 모두 선택해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과학중점학교가 아니라면 4 과목을 모두 학교가 지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과학과목 학습이 과목 수나 난이도 때문에 부담이 된다면 이는 피할 수 있는 부담을 학생이 선택하여 생긴 부담이다. 이런 면에서 과학 4과목을 모두 학습하는 과학중점학교를 선택할 것인지 과학 부담을 덜 받는 학교를 선택할 것인지는 학생이 결정해야 한다. 과학중점학교의 경우 사회 과목도 학기당 2단위씩 4개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택할 수 있는 과목들이 세계사, 윤리와 사상, 세계지리, 경제 등 부담이 있는 과목들로 편성되어 있다면 2학년에서의 학습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결국 어떤 과목을 배울 수 있는가뿐 아니라 학습 부담 역시 학교교육과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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