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과 장윤정의 절대권력

동작경제신문 승인 2021.04.09 14:15 | 최종 수정 2021.04.09 14:23 의견 0
▲ 한류연구소장 한승범
▲ 한류연구소장 한승범

방송인 박수홍 측의 폭로로 시작된 친형 박진홍 횡령의혹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형 박진홍 측도 박수홍 여자친구 카드를 꺼내며 사건의 본질은 ‘횡령’이 아니라 ‘93년생 여자친구’라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거의 압도적으로 박수홍 편이다. 박진홍 가족은 ‘연예인 등골에 빨대 꽂은 악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이 사건으로 ‘가수 장윤정 가족 사건’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장윤정은 2013년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어머니와 남동생 장경영을 저격해 국민악녀와 국민비호감으로 만들었다. 어머니는 언론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대세를 뒤집지 못했다. 장윤정은 덕분에 전 국민적인 동정여론을 얻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부와 명성을 거머쥔 장윤정은 최근 한남동 소재 최고급 아파트인 나인원 한남에 입주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반면에 어머니는 병든 몸으로 옥고를 치렀다. 전도유망하던 사업가 장경영은 누나에게 사업체, 급여, 통장 일체를 압류당하며 빈털털이로 전락했다. 어머니 빚을 집으로 대신 변제한 장경영은 졸지에 홈리스가 되었다. 그는 대리운전을 하며 갓 태어난 아기 분유값을 벌어야 했다. 가난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국민악인’ 낙인이다. 부관참시나 다름없는 가혹한 형벌이다.

필자도 비슷하게 불행한 가족사를 겪었다. 2008년 급격하게 가세가 기운 부모형제를 위해 한양대 연구교수직을 버리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일으켜 부모형제 모두 가맹점주로 만들었다. 내 희생과 헌신 덕분에 모두가 잘 살게 됐으니 정말 기뻤다.

하지만 부모형제는 고마워하기는커녕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급기야 재산싸움으로 비화되어 나는 크게 상처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모두 내 탓으로 몰았다. 배신감이 들었고 급기야 부모형제와 의절하였다. 자의반 타의반 프랜차이즈 사업을 접으며 복수의 화살을 날렸다.

가족 간에 싸움이 일어나면 일방적인 게임이 되지 않는다. 100 대 1 게임은 존재할 수가 없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제3자는 은밀한 가족 간의 내막을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절대악이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 유명연예인의 경우는 확연히 다르다. 연예인은 절대선, 가족은 절대악으로 묘사된다. 왜 그럴까?

대중은 연예인을 좋아한다. 인간은 친숙한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생면부지를 좋아할 리가 없다. 즉 대중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감정이입을 한다. 애인처럼, 가족처럼, 친구처럼 강한 유대관계가 형성된다. 그래서 유명연예인과 가족 간의 분쟁이 터지면 앞뒤 안 가리고 연예인 편을 든다. 언론은 더 심하다. 오랜 기간 친구처럼 친분관계를 맺어온 언론관계자들은 객관성을 상실한다. 

연예인과 가족 간의 싸움은 10만 정예부대와 수십 명의 제갈공명을 거느린 장수와 시골 촌로와의 그것과 같다. 장수가 한 번 지령을 내리면 수많은 화살이 촌로를 흡사 고슴도치와 같은 모습으로 만든다. 촌로가 아무리 피를 흘리고 눈물로 호소해도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이 거대한 싸움에서 살아남아도 그에게 찍힌 낙인은 평생 따라다닌다. 심지어 낙인이 세습된다.

세상에 가난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너진 평판이다. 특히 디지털시대의 낙인은 죽음보다 가혹하다. 연예인 가족은 하루아침에 연쇄살인범 혹은 성범죄자와 같은 처지가 되어 살아간다. 평생 발팔찌를 이마에 차고 사는 격이다.

필자는 부모형제와의 의절 7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불현듯 깨달았다.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릴 적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인정욕구’가 나를 지배했던 것이다. 내 가정은 등한시하며 부모형제를 위해 헌신한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행위였다. 부모형제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발버둥친 것이다. 모든 것이 내 탓임을 인정하게 되자 분노와 복수란 추악한 감정에서 자유로워졌다. 부모형제를 찾아 용서를 구한 것은 불문가지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란 말이 있다. 박수홍은 이 기회를 이용해 제2의 전성시대를 맞을 것이다. 국민호구라는 동정여론이 앞으로 그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것은 장윤정 성공스토리가 잘 말해준다.

문제는 박수홍 부모과 형 박진홍 가족이다. 만약 횡령이 있었다면 법적 처벌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재판도 국민비호감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결국 박진홍은 재산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것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박수홍 부모도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형 박진홍의 고2 딸이다. 한때 박수홍이 모든 재산을 준다고 했던 사랑하는 조카는 평생 국민비호감으로 살아야 한다. 탐욕의 비수가 어린 소녀의 가슴을 찌른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유명연예인과 가족과의 싸움은 결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절대권력을 가진 연예인이 한갓 서운함과 탐욕 때문에 가족을 파멸로 모는 것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나도 경험했지만 복수에 대한 감정은 결국 자신의 인생까지 파괴시킨다. 그러기엔 우리의 인생이 너무 귀하고 아름답다.

복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용서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한류연구소(KWRI, www.haanryu.com)는

한류(韓流) 혹은 한국화(Koreanization) 시대의 지속적인 발전과

세력 확장을 위해 한류 방향 연구, 영향력 조사와 수요층 분석,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 이 기사는 동작경제신문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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